(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올해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다. 한전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한전의 수익성과 재무구조 악화에도 한전 채권에 투자할 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낮은 데다 금리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향후에도 한전 채권을 꾸준히 매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1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한전은 채권 3조2천500억원을 발행했다. 월별 발행액은 1월 2천억원, 2월 7천억원, 3월 8천억원, 4월 7천500억원, 5월 8천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발행규모는 전년 동기(2조6천억원) 대비 25.0% 증가했다. 올해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공사·공단채 발행액 14조1천735억원(한국주택금융공사 MBS 제외)에서 한전 채권 발행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2.9%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한전이 친환경 발전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한전의 재무건전성 악화에도 한전 채권에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전 수익성이 저하되고, 그에 따라 부채가 증가했다"며 "하지만 전력산업 공공성과 정부 지원 가능성을 고려할 때 한전 신용등급은 'AAA'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전 채권은 국채 수준의 안정성을 보유하면서 국채보다 수익률이 10~20bp 높다"고 했다. 그는 "한전 펀더멘탈 약화와 채권 발행확대는 스프레드 확대 요인"이라며 "하지만 신용 이벤트 발생 가능성이 작아 단기적 약세는 투자기회"라고 진단했다.

연기금 등이 향후에도 한전 채권을 계속 사들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어 연기금이 금리 매력 있는 한전 채권을 꾸준히 순매수했다"며 "연기금은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연기금과 보험사는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한전 채권 1조8천90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1천195억원)보다 68.8% 증가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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