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우리나라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견조한 신뢰를 확인하며 발행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은 양적 측면과 아울러 질적 측면에서도 성공적인 발행으로 평가된다.

기획재정부는 13일 총 15억 달러 규모의 달러화 표시 외평채 발행에 목표액인 10억 달러의 6배가 넘는 투자자의 수요가 몰렸다며 발행금리와 가산금리도 역대 최저 수준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만기 5년의 녹색 및 지속가능채권 5억 달러, 10년 만기의 10억 달러 일반채권 등 2개의 트랜치로 나눠 발행했다.

이 중 5년물 녹색 및 지속가능채권의 금리는 미 국채 5년물 금리에서 30bp 가산한 연 2.177%로, 10년물 일반채권은 미 국채 10년물 금리에 55bp를 더한 연 2.677%에 확정됐다.

가산금리 수준만 놓고 비교해 보면 지난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에 대한 해외투자자의 신뢰도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발행된 외평채 5년물의 가산금리는 미 국채 5년물보다 400bp 높은 수준에서, 외평채 10년물 가산금리는 미 국채 10년물보다 437bp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이날 발행된 외평채 10년물의 가산금리와 비교해 8배 높은 금리에 발행된 것이다.





<최근 10년간 외평채 발행 현황>

기재부는 이날 외평채 발행 배경 관련 브리핑을 통해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정부가 외평채를 발행하며 해외투자자에게 한국 경제에 관해 설명하고 그들의 질문에 답하는 게 효과가 있을 것이란 생각에 외평채를 발행하게 됐다고 배경을 전했다.

실제로 이틀간의 투자설명회에서 해외투자자들은 무역분쟁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과 남북관계, 추가경정예산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관심을 나타냈다.

김윤경 국제금융정책국장은 "노르웨이 국부펀드 등과 같은 기관을 만나 한국 경제에 대해 설명했다"며 "해외투자자들이 관심을 많이 가진 것은 무역분쟁이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다음 남북관계와 추경, 가계부채나 부동산 관련 요인도 질문했다"며 "해외투자자들은 최근 우리나라 1분기 GDP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과 경상수지 적자에 대해 잘 알고 있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경기 부진이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 국장은 "해외투자자들은 경기 사이클적인 측면도 있다고 보며 한국 경제 펀더멘털의 구조적 변화에 보다 관심을 가졌다"며 "대외지표나 재정 건전성, 동일 신용등급 국가 등을 비교해 봤을 때 한국의 경제위기 대응 능력이 구비됐다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김회정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도 "이번 외평채 발행을 통해 해외투자자들의 한국 경제에 대한 견조한 신뢰를 확인했다"며 "대다수 투자자들이 한국의 양호한 대외건전성과 재정건전성을 높이 평가하며 한국경제의 기초체질이 견실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외평채는 정부가 최초로 '녹색 및 지속가능 채권(Green and Sustainability Bond)' 형태로 발행했다.

녹색 및 지속가능 채권은 사회적 책임투자 채권(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의 한 종류다. 자금의 목적에 따라 친환경 관련 활동에 쓰이는 녹색 채권과 저소득층 및 중소기업 지원 등에 쓰이는 사회적 채권으로 나뉘는데 이 두 가지 성격을 포괄하는 개념의 채권이다.

김 국장은 "외평기금은 정부가 가진 특별기금인데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필수 자금을 뺀 일부 자금은 한국투자공사(KIC)에 위탁해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다"며 "위탁 기간 내 투자와 회수, 재투자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접근한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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