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해외명품 밀수 혐의로 기소된 한진가(家) 장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법정구속을 피하면서 경영복귀 시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록 징역형의 유죄를 선고받기는 했지만 집행유예를 받으면서 수감 위기를 벗어나게 됨으로써 동생인 조현민 전무에 이어 경영 일선에 복귀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인천지법 형사6단독 오창훈 판사는 13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관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 전 부사장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480만원을 선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현아 부사장의 소송 문제가 결론이 나지 않아 조현민 전무가 먼저 경영에 복귀했다는 평가가 많았다"며 "KCGI 등의 견제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 정리를 어느 정도 끝냈다는 얘기도 나오는 만큼 곧 경영 복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 탓에 대한항공 부사장과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후 조 전 부사장은 작년 3월 그룹 호텔사업을 총괄하기 위해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했지만, 동생인 조 전무의 '물컵갑질' 사태로 다시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그러나 지난 4월 아버지인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조 전 부사장도 경영 복귀 가능성도 재차 제기되기 시작했다.

한진칼 2대 주주인 KCGI가 지분율 확대와 소송을 병행하며 한진그룹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자 내부 결속을 통해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는 게 최우선 과제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 10일 조 전무가 14개월만에 한진칼 전무와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경영에 복귀하자 남매간 분할 경영 시나리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했다.

그간 업계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을 담당하고 조 전 사장이 그룹의 호텔사업을, 조 전무가 진에어 등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조 회장은 지난 3일 "아직 완료됐다고 얘기는 못 하지만 (상속을 둘러싼 가족과의 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며 "선대 회장께서 평소에 가족 간의 화합을 통해 회사를 지키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KCGI 등의 외부 견제가 지속되고 있는 데 더해 한진그룹 계열사들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앞서 KCGI는 조 전무의 경영 복귀를 두고 "한진그룹 기업가치를 크게 훼손해 주주와 임직원 등에게 피해를 입힌 조현민 전무가 그룹에 복귀하는 것은 책임경영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울러 조 전무가 향후 맡게 될 역할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며 한진칼 이사회에 책임을 묻겠다고도 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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