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오만 해상에서 발생한 유조선 공격으로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된 데다 낮은 물가 압력도 확인돼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3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3.3bp 내린 2.096%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1.5bp 하락한 2.608%를 나타냈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7bp 떨어진 1.834%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23.8bp에서 26.2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걸프 해역과 이어지는 오만 해상에서 유조선 2척이 공격 받아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늘었다.

이번 공격은 선장 지시로 선원들이 모두 배에서 이탈할 정도로 한 달 전 공격보다 충격이 컸다. 사건 지점이 이란이 미국 압박에 맞서 봉쇄하겠다고 위협한 호르무즈 해협과 가까운 민감한 곳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공격 책임이 이란에 있다고 공식적인 비판을 내놨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 군과 이익, 파트너들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란과 합의 하기는 너무 이르다는 트윗을 올리는 등이란을 둘러싼 불안감이 한층 고조됐다.

이날 나온 5월 수입물가도 0.3% 하락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강화했다.

시장 예상 0.3% 하락에 부합하는 수준이긴 하지만, 수입물가는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이번 주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등 다른 물가 지표도 모두 부진했던 만큼 물가 압력이 높지 않다는 점이 재차 확인됐다.

D.A 데이비슨의 메리 앤 헐리 부회장은 "이날 발표된 수입물가와 전날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등이 모두 양호하다"면서 "따라서 현재 우리가 물가 문제를 겪지 않는 것은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점도 단기 금리를 끌어 내렸다.

뱅가드의 조 데이비스 수석 경제학자는 연준이 6월에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씨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이사는 "금리 하락의 한가지 동력은 이란과 홍콩에서 발생한 이벤트이고, 다른 동력은 다음주 FOMC"라면서 "대부분의 관측은 연준이 비둘기파적 성명을 내놓을 것이라는 쪽"이라고 말했다.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핵심 이익에 대해 중국이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투자자들은 내일 발표될 5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등의 지표도 주시하고 있다.

헐리 부회장은 "내일 발표될 소매판매 지표가 오늘 나온 수입물가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준 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국채 금리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여전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주요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75%가 넘는 응답자가 연준의 다음 행보는 금리 인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응답자의 40%는 7월 회의에서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고 예측했고, 9월 금리 인하를 예측한 전문가는 30%였다. 6월 인하를 예상한 전문가는 두 명에 그쳤다.

씨티그룹은 이날 보고서에서 "미 국채시장 움직임은 국채 강세장이 계속해서 유지될 것이란 확신을 준다"고 진단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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