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이 신속한 무역합의에 도달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중국 학계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미국 관료들이 협상의 돌파구 마련에 힘쓰고 있지만 중국의 부상을 막으려는 미국의 잘못된 의도 때문에 양국간의 긴장이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전 세계적인 불황은 물론 지난 2008년보다 심각한 금융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자국의 경제학자들을 인용해 13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이날 칭화대학에서 열린 패널 토론에서는 12명의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미·중 무역 전쟁을 둘러싼 암울한 전망을 제시했다.

칭화대 사회과학대학의 류타오숑 전문가는 "중·미 무역 전쟁의 최대 피해자는 중국도 미국도 아니고 전 세계 전체이다. 왜냐하면 글로벌 노동력의 분배를 완전히 분열시킬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무역 전쟁을 함으로써 미국은 이기적인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전 인류의 이익을 희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다오쿠이 칭화대 교수는 만약 무역 전쟁이 계속 격화하면 세계 경제가 지난 1930년대보다 심각한 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미국의 스무트-할리 관세법으로 글로벌 교역 불안과 대공황이 촉발됐었다.

이날 패널 토론을 주최한 리 교수는 "미국은 두 가지 질병을 갖고 있다. 중국의 부상에 대한 질투와 재앙적인 과거에 대한 무지"라면서 중국에 대해 무역 전쟁을 시작한 것은 글로벌 밸류 체인과 세계화에 대해 전쟁을 시작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패널 토론에서는 무역 긴장의 신속한 해소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압도적으로 비관적인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전략적 목표가 무역 이슈라기보다 중국의 부상을 봉쇄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이들은 지적했다.

인민대의 우샤오추 교수는 "협상 여지는 제한적"이라면서 "도덕과 관련한 핵심이 없는 사람들과 협상할 때 과도하게 낙관한다면 이는 재앙일 것이기 때문에 무역협상을 지나치게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중국에서는 양국이 결국 협상을 통해 무역 분쟁을 해결할 것을 고대하고 있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비관적이라고 지적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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