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UBS 이코노미스트의 '중국 돼지' 발언의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UBS와 발언 당사자의 사과가 나왔지만, 인터넷과 증권 업계의 비판이 이어졌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폴 도너번 UBS 글로벌 웰스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주 초 팟캐스트를 통해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에 대해 언급하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그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중요한가? 당신이 중국 돼지(Chinese pig)라면 중요하다. 당신이 중국에서 돼지고기를 먹는 것을 즐긴다면 중요하다. (그러나) 전세계 나머지 국가에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중국은 생산한 식품의 대다수를 수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너번 이코노미스트의 이러한 발언은 언론과 UBS 고객들에게 이메일 요약본으로 전달됐다.

도너번 이코노미스트가 언급한 '중국 돼지'가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 또 중국에서 '돼지'라는 언급이 경멸적인 표현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UBS와 도너번 이코노미스트는 팟캐스트를 삭제하고 관련 멘트를 사과했다.

도너번 이코노미스트는 "악의적인 의도가 없는 나의 발언으로 인한 오해에 대해 전적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홍콩 중국증권업협회(CSA)는 UBS 이사회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도너번 이코노미스트와 계약 종료를 요구했다.

공개적인 사과와 함께 비슷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약속하라는 요구도 덧붙였다.

자산규모 3위의 중국 증권사 하이퉁증권의 루 잉 리서치 디렉터는 위챗 계정을 통해 자사의 글로벌 사업부가 "UBS와의 모든 협력"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업체에도 보이콧을 권고했다.

루 디렉터는 13일 밤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는 내용의 글을 위챗 계정에 남겼으나 다음 날 아침 이런 글은 삭제됐다.

하이퉁 인터내셔널 대변인은 "UBS와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도너번 이코노미스트의 발언으로 트위터에서는 금융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이것이 '인종주의' 발언인지 아닌지 논쟁이 퍼졌다.

교은국제의 홍하오 리서치 헤드는 "이 코멘트를 읽은 내가 아는 거의 모든 사람은 불쾌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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