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상승 압력을 받았지만, 수요 둔화 우려도 지속해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1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23달러(0.4%) 상승한 52.5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2.7% 하락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중동지역 정세와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 등을 주시했다.

전일 오만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 이후 중동지역의 긴장이 팽팽하다.

미국은 이번 사건이 이란이 자행한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발표하면서 압박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도 "이란 소행"이라고 재차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더라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시도하지 말라는 경고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길 원한다면서도, 협상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란 입장도 밝혔다.

이란은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부인 중이다.

중동지역을 둘러싼 갈등이 더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당분간 수그러들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산유량 증가에 대한 부담이 다소 줄어든 점도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원유 시추 업체 베이커휴즈가 이날 발표한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는 788개로 지난주보다 1개 감소했다. 두 주 연속 줄었으며,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적은 숫자를 나타냈다.

유가는 하지만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가 지속하는 데 따라 상승이 제한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내놓은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하루 130만 배럴에서 120만 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IEA는 2개월 연속 수요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전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수요 전망을 낮춰 잡은 데 이어 IEA도 수요 둔화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원유 매수 심리가 위축됐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도 지속했다.

중국의 5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5.0%에 그쳤다. 2002년 2월(2.7%)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중동 긴장과 수요 둔화 우려가 맞서며 유가 상승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RBC 은행은 "전일 노르웨이와 일본 유조선에 대한 공격은 이란 위기에서 비롯한 안보위기의 심각성을 보여 준다"면서 "이란에 대한 강한 제재가 유지되는 한 외교적인 탈출구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 연구원은 하지만 "중동지역의 긴장에도 수요 전망의 악화가 유가 상승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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