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삼성전기가 전장용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시장에서 오는 2022년까지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를 노린다.

MLCC 경쟁력의 핵심인 원재료 내재화를 통해 IT용보다 가격과 진입 장벽이 높은 전장용 MLCC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정해석 삼성전기 컴포넌트전장개발 그룹장(상무)은 지난 13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수의 글로벌 자동차업체로부터 엄격한 검증을 통과했고 공급을 늘리고 있다"며 "부산과 중국 톈진에서 전장용 MLCC를 본격 공급하면 2022년 전장용 MLCC에서도 글로벌 2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장용 MLCC 시장은 ECU(자동차 전자제어 장치) 시장이 커지면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은 올해 14조 원으로 확대된 뒤 2024년에는 20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IT용 MLCC와는 사용환경이 다르며 사람의 생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신뢰성과 내구성이 필요하다.

고사양 전장용 MLCC의 경우 150℃ 이상의 고온과 영하 55℃ 저온, 휨 강도 등 충격이 전달되는 상황, 85%의 습도 등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따라서 고온, 고전압에 견딜 수 있는 재료 개발과 진동과 내습 특성을 강화하는 미세구조 설계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 상무는 "전장용 MLCC는 IT용 MLCC보다 기술 난도가 높고 고객 승인이 오래 걸린다"며 "휴대전화는 양산 한두 달 전에 승인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전장용 MLCC는 빨라도 1년 반, 오래 걸리면 3년 이상 소요된다"고 했다.

이어 "품질 이슈에 따른 리콜 비용도 만만치 않다. 잘못하면 인명까지도 관계가 되기 때문에 고객들이 엄격하게 검증한다"고 덧붙였다.

전장용 MLCC는 대신 IT용 MLCC보다 가격이 3~10배 정도 비싸다.

정 상무는 "라이프사이클이나 모델 체인지가 적다 보니 IT 대비 초기 판가 높고 가격 인하 폭이 낮으며 장기간 공급이 가능하고 가격도 잘 내려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IT용 MLCC는 중국 포함 업체가 꽤 있지만 전장용은 사실상 2~3개 업체뿐이라고 볼 수 있다"며 "높은 진입 장벽 때문에 일단 진입을 하면 수요가 안정적이다"고 전장용 MLCC 시장 진입의 필요성을 소개했다.

삼성전기는 현재 글로벌 전장용 MLCC 시장에서 무라타와 TDK, 교세라에 이어 점유율 4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6년부터 산업·전장용 MLCC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부산에 전장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며 전장용 MLCC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전장용 MLCC의 핵심 원자재를 자체 개발하고 제조하는 원재료 내재화에도 주력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MLCC 핵심 기술인 원재료를 직접 개발하고 내재화할 수 있는 업체는 극히 소수다.

삼성전기는 최근 부산사업장에 전장 전용 원재료 공장을 신축해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장용 MLCC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1천여 명을 신규 채용하는 등 투자도 가속하고 있다.

부산시 강서구 녹산산업단지에 위치한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은 MLCC와 PCB(기판)를 생산하고 있다.

약 26만㎡ 부지에 20여개 건물이 들어서 있으며, 5천여 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어 고용인원 기준 부산지역 내 최대 사업장이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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