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번 주 예정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당장 금리를 내리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주요 20(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간 무역 합의 가능성이 남아 있고 ▲ 연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장의 압박에 굴한다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하지 않으며 ▲작년 12월 금리 인상을 정책 실수로 보이게 하고 싶지 않는다는 점 등을 이유로 당장의 금리 인하는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이 커진 것은 5월 이후 미·중 무역 전쟁이 격화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6월 말 예정된 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간 무역협상이 열릴지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양 정상이 해당 회의에서 무역협상에 나설 경우 미·중 무역 전쟁 우려는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정상회의의 결과를 지켜보고 가자는 분위기로 6월에는 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RBC의 톰 포르셀리 미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고객 설문에서 무역 합의가 성사될 경우 고객들의 85%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7월로 미루더라도 부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연준은 또 정치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나 시장의 변동성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는 인상을 주길 원하지 않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연준에 금리를 내리라고 압박해왔으며, 만약 서둘러 연준이 금리를 내린다면 연준이 이러한 압박해 굴복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더구나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때마다 연준이 시장을 떠받치는 역할을 자처할 수 있다는 인상을 주는 점도 부담이다.

스티펠의 린지 피에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그들은 백악관이든 혹은 시장이든 어떤 종류의 압박에도 겁을 먹은 것으로 보이길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연준은 지표(data)를 들여다보고, 그들의 (정책 결정) 모형(model)이 말하는 것을 들여다볼 것이다. 그들에게 시장이 말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연준이 당장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작년 12월의 금리 인상이 실수였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에도 연준의 작년 12월 금리 인상이 실수였다고 공격했다.

트럼프는 연준이 내 말을 듣지 않고, 큰 실수를 저질렀다며 금리를 너무 빨리 올렸다고 지적했다.

작년 12월 금리 인상이 실수였다는 비판은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이들 중 몇몇이 지속해서 주장해온 논리다.

연준은 그럼에도 올해 금리 인하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작업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시장 전략가는 "연준은 올해 두 차례 인상 전망에서 금리 인하 쪽으로 방향을 트는 어려운 전환점에 있다"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의 최근 발언은 정책의 변화를 시사한 주요 이벤트였다고 주장했다.

파월은 최근 연설에서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할 것"이라고 발언했고, 클라리다는 경제를 좋은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크로스비 전략가는 "파월과 클리리다의 발언은 무시할 수 없다"라며 이들은 (금리 인하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그것이 지금 연준이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구두개입이라는 인상을 줬고, 그들은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었다. 시장이 이에 반응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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