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저금리 추세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단기 차입금을 갚고 회사채 발행을 늘리면서 차입 장기화 전략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단기 차입인 기업어음(CP)을 상환하고, 만기가 긴 회사채를 발행하더라도 저금리 상황이 계속되면서 이자 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17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회사채 순발행액은 11조3천633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28.7% 급증했다. 2009년 이후 가장 많다.

이에 반해 CP 상환 규모는 늘어나고 있다. CP 상환을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는 경우도 많다.

이번 달 CP 순상환 규모는 13조5천185억 원에 달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대우건설은 지난 14일 2년 만기 회사채 1천억 원을 연 2.650%의 금리로 발행했는데, 이를 활용해 이달과 내달 만기가 돌아오는 1천360억 원의 CP를 상환할 예정이다.

CP 금리가 연 3.950~4.150%로 이번에 발행한 회사채 금리보다 높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은 연간 130~150bp 수준의 이자비용 절감 효과를 보게 됐다.

롯데제과도 이달 1천2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금리는 3년물 연 1.683%, 5년물 연 1.753%로 결정됐다.

롯데제과는 조달한 자금으로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900억원의 CP를 상환할 예정이다.

CP 금리가 연 2.150~2.260%인 것을 고려하면 연간 최대 57bp가량의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다.

지난달에는 한미약품이 CP 등 차입금 500억원과 한도대출 1천250억원을 상환하기 위해 회사채 1천750억원을 찍었다.

회사채 3년물 발행금리는 연 2.125%, 5년물은 연 2.509%로 확정됐고, CP 금리는 연 2.450%(고정)에서 3.390%(변동) 수준이었다.

같은 달 1천35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효성화학은 오는 8월 만기 예정인 신용대출 500억원을 상환해 최대 105.5bp, 최소 57.3bp의 금리 절감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이 외에도 세아제강과 한진칼, 한화호텔앤드리조트, SK머티리얼즈, ㈜GS, LIG넥스원 등이 단기차입금 상환을 위해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들 기업은 금리 절감 효과를 누리는 한편, 단기차입 비중 또한 축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진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은행차입 금리보다 회사채 금리가 더 낮기 때문에 회사채 발행이 가능한 환경이라면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며 "높은 CD금리 또한 단기보다는 장기 자금 조달로 눈을 돌리게 만들면서 회사채 발행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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