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외국인의 국내채권 매수세가 주춤해졌다.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의 국내채권 잔고가 120조원을 넘는 등 빠른 증가세를 보였지만, 포트폴리오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연합인포맥스 금융감독원 외국인 잔고(화면번호 4576)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외국인의 국내채권 잔고는 120조2천억원 정도다.

지난달 7일 이후 26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보였지만 13일에는 350억원 순매도를 보이면서 연속 순매수 기조가 멈췄다.

외국인은 지난 4월 하순부터 채권 현물 순매수 규모를 늘리기 시작했다.

한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달러-원 환율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외국인이 연속 순매수 기간인 지난달 7일부터 이달 12일까지 매수한 규모는 8조원에 달한다.

주요 매수 종목은 만기가 1년 이내인 통화안정증권과 국고채 경과물이었다.

이들은 환율 상승과 스와프 포인트 확대에 따른 재정거래 유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 기간에 내년 5월 만기인 통안채를 1조9천억원, 내년 6월 만기인 국고채 경과물 17-2호를 1조1천400억원, 2021년 4월 만기인 통안채를 1조원가량 사들였다.

해당 기간 만기가 짧은 채권의 매수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2028년 만기인 국고채 10년 경과물 18-10호를 6천600억원가량, 2024년 만기인 국고채 5년 지표물 19-1호를 5천억원가량 사들였다.

국내 경기 부진 등에 따른 금리 하락 기대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외국인의 현물 매수가 주춤해진 데 주목했다.

현물뿐만 아니라 선물시장에서도 외인 매수 강도가 줄어들면서 향후 외국인 동향에 따라 금리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외국인의 현·선물 매수가 주춤해지고 있는데, 단기간에 너무 많이 사들여서 포트폴리오상 더 담기가 어려운 상황이 된 게 아닌가 싶다"고 진단했다.

다른 증권사 채권 딜러는 "국내 기관이 아직 포지션을 더 채울 곳이 있다고는 하나 미국이 예상보다 빨리 금리를 인하한다든지 하는 강력한 재료가 없다면, 더 강세로 가기에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며 "외국인 동향은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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