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반도체 경기가 높은 수준의 재고에 따라 하반기에도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자동차는 신모델 출시와 원화 약세로, 조선은 선박 수요 확대로 호조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7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세미나를 열고 조선·기계, 자동차·자동차부품, 반도체, 전자·전기, 철강, 석유화학 등 6개 주력 제조업과 건설업의 하반기 전망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와 철강은 하반기 경기가 부진하고, 석유화학과 전자는 불투명하며, 자동차·자동차부품과 조선·기계는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세미나 연사로 참여한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D램 반도체가 데이터센터 서버용 수요는 다소 회복되겠지만 높은 수준의 재고로 하반기에도 가격 하락과 수출 감소가 이어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이 2018년 5월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3사를 반독점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진행 중인 점도 부담이다.

박 위원은 낸드플래시도 과잉 재고로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또 삼성전자가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운 비메모리 분야에서의 실적 향상은 내년 이후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철강은 지난 1월 브라질 베일 광산 댐 붕괴사고에 따른 철광석 공급 감소 우려와 호주에서 발생한 태풍 영향 등으로 최근 철광석 원료가격이 급등한 데 따라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점쳐졌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기업들의 철강 가격 인상에도 한계가 있어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변 위원은 석유화학은 미중 무역갈등 심화, 중국 경기 부양책 불투명 등으로 적극적 수요확대 가능성이 작은 데다 공급은 미국 셰일 가스 생산량 증가 등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석유제품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 이하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하반기 IMO 2020 시행 효과로 경유, 저유황 연료유 등 고부가가치 석유제품 수요확대가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전기·전자 업종 하반기 전망을 발표하며 미국 정부의 화웨이 거래제한 조치로 글로벌 5G(5세대 이동통신) 인프라 구축이 지연되고 IT 수요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단기적으로 화웨이 스마트폰 수출 차질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 스마트폰 사업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봤다.

5G 보급에 따른 스마트폰 교체 수요도 하반기 실적 회복 요인이다.

자동차 업종은 지난해 역성장했던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과 이익률이 회복세로 돌아서고,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신모델이 출시되면서 하반기 추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수석연구원은 국내에서도 펠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 등 신모델이 출시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원화 약세도 실적 개선에 다소 기여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중국 정부의 자동차 수요억제 정책으로 중국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조선업종이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과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한국이 굳건한 경쟁력을 확보한 상황에서 글로벌 LNG 수요 증가와 IMO 2020(국제해사기구 황산화물 배출규제) 등으로 관련 선박 수요가 확대되며 하반기 호조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조선업계 구조조정이 원만히 마무리되면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기계업종은 중국 경기둔화에 따른 건설기계 시장 축소 등으로 다소 악화할 전망이다.

건설업은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주택규제 영향으로 2018년에서 2019년으로 이연된 분양물량 집중, SOC(사회간접자본) 확대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의 호재로 건설업이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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