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회사채와 국채의 금리 스프레드 역시 축소하고 있다. 크레디트 스프레드는 회사채 등급과 관계없이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국채 금리 하락과 별개로 위험자산에 채권투자자가 베팅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의 국채 대비 스프레드는 지난 13일 기준 126bp로, 지난 1월 초순 157bp보다 많이 축소됐다.

보다 낮은 등급인 투기등급의 크레디트 스프레드 역시 최근 빠르게 줄었다. 이 스프레드는 지난 1월 초순 498bp를 보이다 지난 13일 기준 395bp까지 낮아졌다.

시장은 미국 크레디트 스프레드를 미국 경제와 기업의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주요 지표로 여긴다. 특히, 채권 투자자는 경제의 위험과 변화에 민감하게 움직인다는 명성을 얻고 있다.

경제 지표의 혼조 속에 국채시장의 경기 둔화와 관련한 우려 섞인 신호를 보이는 데도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것은 주식시장에 투자 확신을 줄 수 있는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미국 10년 국채금리가 최근 가파르게 하락하며 3개월물 금리 등을 밑도는 채권 커브 역전이 나타났지만, 채권시장이 위험자산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얘기다.

WSJ은 "일부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는 회사채와 일반적인 위험 자산 등의 탄탄한 성과는 국채 금리 하락에 대해 비교적 (경기에) 긍정적인 설명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어서 "국채 금리가 성장 전망 악화에 떨어지기도 하지만, 인플레 전망이나 통화정책, 해외 국채 금리 등 다른 요인에도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채 금리가 단순히 성장 둔화에만 하락하는 것이 아닌 만큼, 최근의 시장 상황을 위험자산에 불리한 여건으로 볼 수 없다는 뜻이다.

미국 경제는 올해 연간 3.1%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크게 밑돌아 금리인하 기대를 키웠다.

동시에 유럽 등 해외 국채 금리가 대거 마이너스 영역으로 빠지면서 미국 장기 금리의 또 다른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콜롬비아 트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의 톰 머피 매니저는 "우리는 최근 회사채를 벤치마크 대비 소폭 늘리고 있다"며 "국채 금리의 하락에 과도하게 우려하지 않는 데다 연준이 금리를 내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의 보험성 금리인하 가능성은 경기 둔화가 아니라 연준의 인플레 임무 실패와 연관이 있다"며 "개별 기업의 대차대조표를 보면 투자등급의 채권 그룹 역시 주요 경제적 문제를 예상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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