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5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 금통위원이 사실상의 기준금리 인하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2019년 제 10차(5월 31일 개최) 금통위 의사록' 가장 말미에 의견을 낸 F 위원은 "실물경기와 물가 추이를 고려할 때 기준금리의 인하가 적절한 상황"이라며 "다만 예고 후 정책 기조를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차원에서 금번 기준금리는 현 수준에서 동결하고, 다음 통화정책방향결정 회의에서 25bp 인하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F 위원은 "성장 경로의 하방리스크 확대와 물가의 부진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 인하의 당위성이 있다"고 마랗기도 했다.

F 위원은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4월 한은 전망치인 2.5%를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에 의구심을 표하며 지표 추이에 개선이 없고, 미·중 무역 분쟁 심화로 대외환경이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또 올해 물가상승률은 1%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F 위원은 신인석 위원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의사록의 '심의결과' 항목에는 신인석 위원이 기준금리 동결에는 찬성했지만 의결문 가운데 '국내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는 부분에 의견을 달리했다는 내용이 실렸다.

순서상으로 C 위원인 조동철 위원은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은 가운데 경제의 하방위험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여 민간부문의 경기 하락 및 물가상승률 둔화추세를 완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A 위원은 성장세가 약화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2분기 지표 확인의 필요성과 금융 안정 등을 이유로 동결 의견을 냈다.

그는 "재정 및 통화정책의 조합과 더불어 거시건전성 정책을 포함한 구조개혁의 큰 틀 하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 위원은 최적의 정책 조합에 대해 "통화정책의 현 완화 기조를 유지하며 올해 예산을 시기적절하게 집행해 나가는 재정정책의 조합"이라고 말했다.

B 위원은 동결 의견을 제시하면서도 미·중 무역 분쟁 상황의 악화, 하반기 수출과 설비투자 회복 약화 우려 등 경기 하방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하반기에 회복될 수 있을지에 관한 판단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2분기 성장 추이를 보는 것과 함께 하반기 성장에 대해 정교한 전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D 위원은 가장 긍정적인 경기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전망의 하방 리스크가 다소 높아졌으나 향후 성장과 물가 흐름이 점차 나아지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D 위원은 미·중 무역 분쟁이 결국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 D램 수요 회복 등 반도체 경기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D 위원은 "물가상승률은 현재의 수준에서 점차 높아져 하반기 중에는 1%대 초중반 수준을 나타낼 전망"이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들어 1%를 하회하는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률에 대한 일반의 인식과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여전히 물가안정목표인 2%를 소폭이나마 웃도는 것으로 조사된다"고 말했다.

E 위원은 2분기 작지 않은 수준의 성장률 반등이 예상된다고 평가했고, 국제 유가 움직임과 농·축산물, 공공요금 가격 추이를 고려하면 물가 오름세도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계 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금통위원들은 대부분 증가세가 둔화했다는 입장을 취했다.

F 위원은 "금융안정 측면에서 주택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가계부채의 증가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B 위원도 "가계부채는 정부의 강력한 대책 등으로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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