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한종화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한층 강한 비둘기 색채를 나타내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3분기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채권 매수 포지션을 쌓아둔 시장참가자들은 3분기 인하 가능성에 주목했고, 다른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한은이 발표한 2019년 제10차 금통위 의사록에서 금리 인하 소수의견은 사실상 2명인 것으로 나타났고, 나머지 위원들의 의견도 비둘기적 면모가 강해졌다.

◇미·중 무역전쟁에 금통위 경기전망 악화

금통위원들의 경기 전망을 어둡게 만든 핵심 원인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다.

한국 입장에서 통제가 거의 불가능한 변수인 무역 전쟁이 수출·반도체 등 국내 경기를 위협하면서 금통위도 여기에 반응할 수밖에 없게 된 형국이다.

사실상의 소수의견을 낸 F 위원은 "4월 이후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대외환경의 악화가 전개되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현재 우리 경제의 성장경로가 4월 조사국 전망인 2.5%에 부합되는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동결 의견을 낸 위원들의 비둘기 색채 강화도 무역 전쟁의 영향이 지배적이다.

B 위원은 "4월 이후 미·중 무역협상이 예상과는 달리 타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양국 경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그 결과 여타 국가의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증대"했다고 말했다.

A 위원은 "미·중 무역분쟁,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갈등,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관련 불확실성 증대 등 대외 여건의 하방 리스크가 확대된 상황에서 향후 국내경제의 전개 추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여건 변화시 이에 부합하는 거시경제정책 기조의 조정도 고민해 나가면서 통화정책의 효율성을 높이며 부작용을 축소하는 다양한 정책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며 인하 방향으로의 의견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무역 전쟁이 결국 해결될 것이라고 보는 매파 위원조차 한층 악화한 인식을 나타냈다.

D 위원은 "미·중 무역분쟁도 더 심화되고 장기화될 우려가 있지만 아직은 어떤 방식으로든 결국 해결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4월 금통위 의사록에 '미·중 무역협상이 어떤 형태로든 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유사한 언급이 있었던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다소 확신이 결여된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3분기 금리인하 할까…FOMC가 마지막 관문

금통위의 경기 둔화 전망이 강화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한층 커졌다. 시장은 인하 여부가 아니라 인하의 시기와 횟수에 대해 관심을 갖는 모습이다.

다만 한국 시간으로 20일 새벽에 나오는 FOMC의 결정이 금리 인하를 위해 통과해야 할 최종 관문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한은이 3분기에 기준금리를 내리기는 할 것"이라며 "문제는 추가 인하 여부고, FOMC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이 금리를 7월에 내리면서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시사할 경우를 생각하면 매수 포지션을 비울 수 없다"며 "(시중)금리 하락이라는 열차에서 내리기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FOMC가 금리를 내리면 한은도 곧바로 따라 내릴 것 같다"며 "FOMC가 6월에 깜짝 금리인하를 하지나 않을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조금 더 커졌다"며 "유럽중앙은행(ECB)도 완화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말하고 있고, FOMC도 완화적인 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한은도 금리 인하에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안 연구원은 "금리 인하 시기는 FOM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이후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jhha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