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7개월 만에 채권 순매도로 돌아섰다. 채권시장이 기준금리 2차례 인하를 반영하면서 금리 레벨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기금이 금리 하락 룸보다 반등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18일까지 장외 채권 1천119억원을 순매도했다. 연기금이 채권을 순매도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연기금은 작년 11월 881억원을 순매도했다.

그 이후 순매수액은 작년 12월 8천744억원, 올해 1월 1조3천645억원, 2월 1조835억원, 3월 2조6천551억원, 4월 3조9천565원, 5월 1천341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연기금의 채권 매수세가 위축된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채권금리가 기준금리 2차례 인하를 반영하면서 레벨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날 기준 국고채 전 구간의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다. 국고채 3년물과 5년물 금리는 각각 1.493%, 1.526%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차례 인하해도 금리 레벨 부담이 적지 않은 상태"라며 "이 때문에 연기금의 채권 매수세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연기금이 금리 하락 룸보다 반등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해 채권 순매도로 전환했다는 진단도 나온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금리 레벨 부담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2차례 인하한다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 그런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있다"며 "대부분 연준 위원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판단하기 이르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애널리스트는 "FOMC 회의 내용이 예상보다 덜 '비둘기'일 수도 있다"며 "실제 그렇게 되면 채권금리가 반등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때문에 연기금이 금리 반등 위험이 더 크다고 보고 매도세로 돌아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주 일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장시간 회담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되면 한·미 통화당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작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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