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시중 부동자금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부동산 시장의 불안 요인이 될 지 관심이다.

최근 서울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소폭이나마 가격 상승 흐름이 감지되는 가운데,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거론되면서 부동자금의 향방에 시선이 쏠린다.

19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부동자금의 규모가 지난 3월 현재 982조1천265억원에 달했다.

부동자금은 지난해 6월을 기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해 같은 해 11월엔 937조4천489억원까지 감소했으나 이후 반등하며 4개월 만에 44조6천776억원 늘었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불안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관망하자는 분위기가 강해진 탓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최근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고개를 들면서 부동자금이 다시 부동산으로 향하는 신호가 감지된다.

부동산114 조사에서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7개월 만에 상승하며 바닥을 확인했다.

은마아파트 등 강남구로 관심을 보이던 매수자들이 강동구, 송파구로도 눈을 돌리며 재건축 강세가 확대됐다.

여기에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가세하면 집값 상승세가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주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하겠다"며 한발 물러섰고 시장에서는 하반기 적어도 한 번은 기준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대출 규제가 워낙 강해 신규 대출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의문이지만 금리 인하로 이자 부담이 줄어들면 급매에 나서기보다 보유하고 버티려는 심리가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서울 소재 주택이 더 희소성을 띠며 가격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수도권에 30만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이지만 이 중 서울에 공급되는 주택은 13%인 4만호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최근 발표된 3기 신도시도 서울 수요보다는 일산, 파주 등 기존 신도시 수요를 흡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휘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3기 신도시 예정지 발표로 서울 시내 추가 주택 공급에 대한 한계가 재확인되면서 서울의 주택 가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부상했다"며 지역 간 주택 시장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고 봤다.

hj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