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향후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한 가운데 서울 외환시장은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달러 약세가 시작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장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은 18~19일(현지시간) 이틀간의 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 2.25~2.50% 수준에서 유지했다.

금리는 동결했지만, 기존의 금리 동결 기조에서 금리 인하 쪽으로 돌아섰다는 것이 금융시장의 평가다.

연준은 통화정책 성명에서 그동안 유지했던 금리 변경에 '인내심'을 보이겠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대신 경기 확장 유지를 위해 적절하게 행동하겠다는 문구를 삽입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입'도 인하를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최근 경제 상황 일부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정책을 더 완화해야 할 늘어나는 근거를 보고 있다"라든지 "많은 위원이 더 완화해야 할 근거가 강해졌다고 보고 있다" 등을 언급하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화했다.

환시 참가자들은 연준이 오는 7월 내지는 9월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 경우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A 시중은행의 한 외환 딜러는 "간밤 달러화가 크게 빠지지는 않았지만 달러-위안도 달러화 약세를 반영한 상태"라며 "연준의 완화 기조가 나오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달러화 약세가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본격적 달러 약세가 시작되면 달러-원은 장기적으로 현 수준에서 20~30원 이상은 빠져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B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시장의 기대가 워낙 도비시해 연준이 기대에 부응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는데 이를 불식시킬 정도로 비둘기파적이었다"며 "7월 인하 내지는 9월 인하로 반영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 약세로 인한 리스크온 분위기로 갈 것 같다"며 "5월 개인들의 달러 예금이 많이 늘어나는 등 투기적 포지션이 많았는데 롱스탑 물량에 의외로 빠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어제도 저점 결제 물량이 나왔는데 오늘도 그럴 수 있다"며 "재료 자체는 달러 약세 그리고 그동안 연준과 트럼프의 대치 국면으로 인한 불확실성 제거 쪽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환율은 1,170원을 기준으로 하향 돌파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지만, 전일과 같이 수입업체의 결제 수요나 연기금 수요가 나온다면 1,170원대 중반에서 상단이 막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C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FOMC 자체만 보면 시장 예상대로 코멘트만 도비시하게 바뀌었다"며 "전일 차익실현 물량에 미국채 금리가 오르고 달러-원도 1,170원대 중반까지 다시 올랐었는데 파월 의장이 점도표에 너무 의미를 두지 말라고 발언하면서 미국채 2년과 5년물 금리는 더 빠지고 달러도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역외는 계속 팔고 있는데 로컬엔 결제 수요가 있다"며 "오늘 연기금이 많이 사지 않는다면 1,170원 선 밑으로도 시도할 수 있지만, 1,170원 위에서 지지되고 1,177원 정도에서 막히는 장이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FOMC 내용이 시장 예상 수준이었던 만큼 영향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제한된 변동성을 보일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D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문구 삭제 등이 반영되며 역외시장에서 달러-원이 추가 하락했지만, 시장이 이미 반영했다"며 "시장은 미·중 무역협상과 G20 정상회의 등 대형 이벤트를 대기하고 있어 큰 변동성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FOMC는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정도였고 전날 드라기 ECB 총재 발언이 지속되면서 빠진 느낌이다"며 "달러-원은 단기적으로 빠질 수 있겠지만 중기적으로 방향은 위쪽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있어 큰 영향 없을 수 있다"며 "앞으로 1~2개월은 변동성이 제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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