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하나금융 지분 모두 처분…10년 동맹 깨지나
SKT, 하나금융 지분 모두 처분…10년 동맹 깨지나
  • 정지서 기자
  • 승인 2019.06.2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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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하나금융지주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협업을 이어오던 SK텔레콤이 최근 보유하던 하나금융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T는 지난 18일 하나금융 주식 600만주(2.0%)가량을 블록딜(대량매매)로 매도했다.

시장에서는 약 2~3%의 할인율이 적용돼 다른 외국계기관에 넘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일평균 70만주가량 거래되던 하나금융 주식은 이날 670만주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날 외국인 지분율은 71.79%로 전일(69.79%)보다 2%포인트(p) 늘었다.

◇ 600만주 처분해 2천억대 유동성 확보…4년새 480억 차익

이번 블록딜로 SKT는 약 2천250억원(18일 종가 3만7천500원 기준) 정도의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다.

그간 SKT와 하나금융은 남다른 동맹관계를 유지해왔다.

지난 2002년 외국계펀드 소버린자산운용이 SK그룹 경영권을 공격했을 때 주채권은행이던 하나은행은 백기사 역할을 했다. 당시 매각될 위기에 처했던 SKT는 하나은행과의 견고해진 협력관계 아래 2009년 말 전략적투자자(SI)로 4천억원을 들여 하나은행에서 분사한 하나카드 지분 49%를 샀다. 양사는 이듬해 하나SK카드로 사명까지 변경했다.

하지만 외환은행과의 합병으로 외환카드, 하나SK카드가 합쳐지면서 SKT의 지분 가치는 희석됐다. SKT가 보유했던 하나카드 지분 중 일부를 하나금융이 사들이면서 현재 지분은 15%까지 떨어졌다.

SKT가 하나금융 주식을 보유한 것은 2015년부터다. 하나카드 지분을 넘기면서 받은 하나금융 600만주가 이번 블록딜에서 매도한 물량이다. 당시 매입가격은 주당 2만9천466원. 단순계산으로 4년여 만에 약 480억원의 차익을 남긴 셈이다.

◇ 하나금융, 자사주매입·중간배당으로 블록딜 영향 상쇄

금융권은 SKT가 하나금융 지분을 한꺼번에 모두 처분한 것을 두고 양사 간 관계가 소원해진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사실 SKT와 하나금융 간 연이은 합작사 설립에 대한 금융권의 평가는 박하다. 하나SK카드 설립 당시 금융과 통신의 영역을 합쳐 카드업권 내 영토확장에 나섰지만, 시장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지난 2016년 10월에는 핀테크 업체 '핀크(Finnq)'를 함께 설립했지만, 혁신적인 수익모델을 내놓지 못했고 인터넷전문은행까지 등장하며 빛이 바랬다.

SKT와 하나금융은 최근 키움증권 컨소시엄에 참여해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했다. 하지만 당국으로부터 ICT 업체인 SKT의 혁신성이 컨소시엄에 묻어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SKT의 적극성에 의구심이 든다는 얘기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핀크에서 엑시트하려는 SKT가 울며 겨자 먹기로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하나금융은 SKT의 블록딜이 있던 이날 3천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하나금융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10년 만이다. 하나금융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중간배당 규모도 확정할 계획이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하나금융과 SK의 조인트벤처들이 전략적 제휴관계를 유지하는 데는 유의미했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데는 사실상 실패했다"며 "자사주매입과 중간배당이란 이벤트가 예정돼있어 블록딜이 하나금융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상쇄될 것"이라고 말했다.
 

 

 

 


jsje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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