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SK그룹이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6조원 넘는 회사채를 발행했다.

기업어음(CP)과 은행대출 등 단기차입금을 상환하거나 차환자금을 선조달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순발행액 또한 상반기 기준 최대 수준이다.

20일 그룹사별 회사채 발행추이(연합인포맥스 화면번호 8475)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SK그룹 계열사들이 발행한 회사채는 총 6조1천6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반기 그룹사별 회사채 발행 기준 역대 최대다. 지난해 상반기에 SK그룹이 발행한 회사채 4조3천610억원과 비교하면 41.3% 급증했다.

SK그룹 회사채는 같은 기간 발행된 전체 회사채 25조3천560억원의 약 4분의 1을 차지했다.

특히 SK그룹 회사채는 순발행액만 상반기 기준 가장 많은 3조6천240억원으로 집계됐다.

CP나 은행대출 등 단기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운영자금 확보 요인이 컸기 때문이다.

발행금리가 상대적으로 낮고 만기 구조가 긴 회사채로 갈아타 이자 조달비용을 낮추려는 의도도 있었다.

SK그룹에서 상반기에 가장 많은 회사채를 찍은 곳은 SK인천석유화학으로 공모채 6천억원과 사모채 6천억원 등 총 1조2천억원을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했다.

SK인천석화는 금융시장 및 국제유가의 불확실성과 하반기 예정된 정기보수 등을 감안해 올해 만기 도래하는 유동성 장기차입금 상환자금을 조기 확보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그룹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9천8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확보한 자금은 은행에서 빌린 차입금 상환에 썼다.

SK㈜는 공모채로 두 번에 걸쳐 총 6천400억원을 조달했고, 확보한 현금은 CP 및 은행 보증신용장을 상환하는 데 사용했다.

올해 1월 SK그룹에 새로 편입되면서 신용등급이 한 단계 상승한 AJ렌터카도 지난 5월 1천500억원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고, 모집 자금은 CP 상환 등에 사용했다.

회사채 만기 예정일보다 수개월 앞서 차환자금을 조달한 계열사도 있었다.

SK에너지는 오는 9월과 11월에 각각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차환하기 위해 자금을 최대 9개월 앞당겨 마련했다.

SK에너지는 연초 5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금리 상승에 대비한 선제적 자금조달이었다.

SK실트론과 SKC는 각각 3천200억원과 2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시설투자 자금 등으로 사용했다.

SK그룹 계열사들이 올해 중에 예정된 차환 수요만 2조8천여억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SK그룹의 올해 총 회사채 발행 규모는 지난해의 7조7천여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 계열사들이 한 해에 발행한 최대 규모는 지난 2001년 9조9천893억원이다.

증권사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설비투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도 경기 악화 등으로 기업들이 보수적인 재무 정책을 유지하면서 회사채 발행이 늘고 있다"며 "SK그룹 내에선 전기차 배터리와 반도체, 5G 등 부문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고 대규모 M&A 등이 예정돼 있어 향후에도 자금 수요는 충분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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