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지난달 말 1,200원에 근접하며 급등하던 달러-원 환율이 빠른 속도로 추락 중이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2거래일간 20원 이상 급락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달 22일 기록한 연고점인 1,196.50원 대비 30원 이상 레벨을 낮춘 상태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14.00원 하락한 1,162.10원에 마감했다.

오후 3시 14분께는 1,161.20원까지 내리며 전일대비 14.90원 급락했다.

일간 변동 폭으로도 지난해 11월 이후 약 7개월래 최대 폭으로 급락했다.

달러-원의 급속한 하락세는 전일부터 본격적으로 기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18일 밤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의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됐고 이에 따른 무역협상 기대로 급락세가 시작됐다.

게다가 20일 새벽 공개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비둘기파적인 스탠스가 달러화 약세를 부추겼고 달러-원 급락세를 심화했다.

주요 통화에 대한 전방위적인 달러 약세를 원화도 그대로 반영했고 급락에 따른 장중 롱스톱과 커스터디 물량 등이 합쳐져 하단이 뚫렸다.

이날 달러-원의 급락 트리거가 달러화 약세에 따른 결과고, 달러-위안과 달러-엔 등 주요 통화의 변동성도 컸던 만큼 외환 당국도 시장 흐름을 관망하며 목소리를 아끼는 모습이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위안화도 마찬가지로 전체적으로 FOMC에 대한 반응으로 읽힌다"며 "달러-원 환율도 현재 시장 상황 변화를 반영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대외적 요소가 단계적으로 겹쳐 작용해 달러-원을 급락시켰다고 설명했다.

A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이틀간 20원 넘게 환율이 빠졌는데, 첫 번째 트리거는 미국과 중국 간 정상회담 성사였고, 두 번째 트리거는 비둘기 연준에 따른 금리 인하 기대였다"고 말했다.

B시중은행의 외환딜러도 "이날 전방위적으로 작용한 글로벌 달러 약세가 달러-원 급락 트리거가 됐다"며 "달러 약세가 4~5월의 달러-원 급등세를 되돌릴 트리거로 작용했지만, 아직 완전히 흐름을 되돌리지는 못한 상태다"고 말했다.

외환딜러들은 달러-원의 급락이 다소 오버슈팅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달러-원이 1,160원 아래로 추가 하락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했다.

달러-원 급락이 원화의 강세에 따른 결과라기보다는 달러화 약세에 따라 움직인 결과라는 점에서 과도한 급락세가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주장이 있다.

A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달러-원 급락세는 현 수준에서 정리될 것 같다"며 "한국 경제 펀더멘털 개선이나 미국과 중국 간 갈등 봉합에 관련된 실질적인 뉴스는 전혀 나오지 않은 상태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달러-원이 1,160원 아래로 내려가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이 이상 하락은 과매도 구간인 것"이라고 말했다.

C외국계은행의 외환딜러도 "여러 불확실성이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에 달러-원의 급락세는 다소 오버슈팅된 것으로 보인다"며 "미·중 무역협상의 흐름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고,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비둘기 연준에 따른 달러 약세를 일부 상쇄시킨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딜러 또한 1,160원 아래로 달러-원이 밀리기는 어렵다고 봤다.

한편 달러화가 추세적인 약세 흐름에 진입할 수 있고 달러-원이 중장기적으로 레벨을 100원 이상 크게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D외국계은행의 외환딜러는 "달러 약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고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다"며 "연말까지 100원 이상 빠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향후 며칠간의 추이가 달러-원에 의미 있는 방향성을 제공해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B외국계은행의 외환딜러는 "향후 며칠 간이 달러-원의 방향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1,160원이 지켜질 것 같지만, 수급상 매도가 강해지면 1,155~1,156원까지 빠지는 것도 가능할 것이고 1,170원으로 오르면 다시 1,170원대 레벨을 회복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까지 롱 포지션이 무거웠으니, 롱스톱이 나와 롱포지션이 청산되고 매도가 우세한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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