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홈플러스가 연수원과 점포 등을 팔아 대규모 현금을 확보했다.

자금 수요는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지만 수익성은 악화하자 부동산 자산까지 매각하면서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차입금 상환과 온라인 사업 강화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21일 투자은행(IB)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홈플러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천968억원으로 전년 동월(440억원) 대비 2천528억원(570%)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올해 1월 인천 무의도 소재 연수원인 '홈플러스 아카데미'를 SK이노베이션에 1천154억원에 매각해 현금을 쥐게 됐다.

이 연수원은 2011년 당시 홈플러스 운영사였던 테스코그룹이 아시아지역 현지법인 임직원을 교육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홈플러스는 테스코와 결별한 이후 국내 직원 연수나 직원 휴가시설 등으로 이용해 왔다.

홈플러스는 또 지난해 경남 동김해점과 부천 중동점 등 2곳을 매각했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지금까지 점포 14곳을 세일앤드리스백 방식으로 매각한 것과 달리 아예 폐점을 결정한 것은 처음이라 당시 노조 반발이 거셌다.

이렇게 홈플러스는 지난 회계 기간 동안 건물 및 토지 등 유형자산 1천938억 원어치를 팔았다.

또 지난해까지 매각예정자산으로 갖고 있던 457억 원 규모의 유휴 부지와 금융상품 등도 처분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유휴부동산 매각으로 현금자산이 많이 늘어났다"면서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의 장점을 결합한 '홈플러스 스페셜' 전환과 온라인사업 강화를 위한 풀필먼트 센터 투자 및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MBK는 홈플러스 점포 51개로 구성된 리츠를 설립하고 공모상장을 추진해 1조5천~1조7천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투자 수요가 기대치를 크게 밑돌자 상장 자체를 철회했다.

MBK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7조4천억원에 인수하면서 금융권 등으로부터 4조3천억원을 빌렸는데 아직 남아있는 2조3천억원 수준의 차입금을 리츠를 통해 갚고, 나머지를 온라인사업 등 신사업에 투자할 계획이었다.

리츠 실패로 계획에 차질이 생기자 MBK는 부동산 매각을 통한 자금 회수보다 홈플러스 수익성을 개선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MBK는 2017년에도 토지 3천449억원, 건물 2천218억원 등 6천465억원 규모의 유형자산을 내다 팔았다.

홈플러스는 보유한 매장 80개의 감정가만도 6조원이 넘는만큼 부동산 자산 가치를 고려할 때 자금 수요에 대응할 능력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일단 리츠 상장 등을 재추진하거나 부동산을 매각해 자금을 회수하기보다는 자산가치를 기반으로 기업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우선하겠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점포 16곳을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한 데 이어 올해에도 21곳을 추가 전환할 예정이다.

대용량 제품과 소용량 제품을 동시에 취급하는 하이브리드형 매장으로 각각의 장점만을 모은 결과, 기존 점포는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홈플러스 스페셜매장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평균 20% 신장했다.

올해 온라인 강화를 목표로 현재 인천 계산점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는 풀필먼트 센터도 주요 거점에 추가 개선할 예정이다.

풀필먼트센터는 기존 대형 물류센터가 아닌 지역 거점형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로, 상품의 관리·포장·배송까지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홈플러스 및 홈플러스스토어즈 합산 기준 약 6조원 규모의 유형자산 등이 재무융통성을 보완해주고 있으나 리츠 상장 철회, 업황 부진 등에 따른 자금조달 구조 재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향후 인수금융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 상황에 따라 적정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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