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빠른 정책 전환이 지난달 대통령의 트윗에서 출발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CNBC는 20일(현지시간) "연준이 트럼프가 원하는 만큼 빠르게 금리를 내릴 수는 없을지 몰라도, 금리인하 전환의 출발점은 연준 정책이 아닌 대통령의 트윗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너무 느리다면서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5월 10일부터 인상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지난 10개월 동안 중국은 500억 달러어치의 하이테크 상품에 25

%, 그리고 2천억 달러 규모의 다른 상품에는 10% 관세를 미국에 지불해왔다"며 "금요일(5월10일)에는 10%가 25%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 트윗이 나오기 불과 나흘 전만 해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인하에 부정적이었다.

그는 지난달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낮은 수준에 머문다면, 우려를 갖고 어떤 정책적 조처를 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일시적(transitory)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어느 방향이든 기준금리를 움직여야 하는 강한 근거(strong case)를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현재 시점에서는 우리의 기존 정책스탠스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때 이후로 경제 지표, 특히 제조업 지수 등이 점차 약화했다. 중국과 무역 긴장도 고조되며 중국 경기 둔화세는 이어졌다. 또한, 미국 인플레이션은 계속 부진했다.

현재 연준은 공식적으로 금리인하 의사가 있음을 공표하고 있다.

크리스 럽키 MUFG 유니온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당시(5월5일) 트럼프의 트윗이 실질적으로 일이 시작된 출발점"이라며 "시장은 잠시나마 금리인하 요인을 찾고 있었고, 그것은 중국을 향한 트럼프의 무역전쟁이 고조되며 실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랜트 손튼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기조 변화에 기여한 다른 요소는 멕시코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의 위협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트윗의 속도에 따라 정책이 바뀔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며 "트럼프가 많은 분야에서 일방적으로 관세를 인상하는 데 의회가 우려하지만, 아직 아무것도 실행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질적인 관세 부과가 아니더라도 트럼프의 트윗은 글로벌 경기 둔화의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스웡크 이코노미스트의 설명이다.

제퍼리의 워드 매카트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금리인하는 정말로 무역의 방향성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파월 의장이 이번 FOMC에서 말한 것은 그것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트럼프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비난하지만, 이는 그가 무역에서 실패했기 때문에 그럴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협상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둔다면 연준이 행동할 필요도 사라지지만, 이에 대해 자신이 없기에 연준의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것이라는 게 매카트니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이달 금리 동결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그들(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을 시사했다고 생각한다"며 "더 일찍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파월 의장과 관련, "그는 더 일찍 해야 했다"고 재차 언급한 뒤 "결국 그는 아마 옳은 일을 할 것이다. 그가 하는 일을 지켜 보자"고 덧붙였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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