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글로벌 화학제품 수요 회복이 부진한 상태에서 에틸렌 마진마저 감소하면서 석유화학업계의 연간 실적 추정치가 낮아지고 있다.

21일 연합인포맥스 석유화학 현물시세(화면번호 6906)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에틸렌 가격은 톤(t)당 755달러로 연초 고점 대비 t당 396달러(34%) 하락했다.

에틸렌 가격 하락으로 에틸렌-나프타 간 가격 스프레드는 전년 대비 51% 줄어든 t당 294달러에 그쳤다.

에틸렌과 나프타의 가격 차인 에틸렌 스프레드가 t당 300달러를 밑돌면서 석유화학업체들의 실적 악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석유화학업체는 나프타를 이용해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가 되는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만드는데 원료와 가공품의 가격 차이가 줄면 석유화학업체가 누리는 마진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서 지난해 4분기 북미 지역 공급과잉 여파로 에틸렌 마진이 크게 나빠지면서, 롯데케미칼의 연간 영업이익은 2017년 대비 32.8% 감소했다.

당시 LG화학은 전년도보다 23.3% 줄어든 2조2천46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t당 300달러의 에틸렌-나프타 스프레드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최근 에틸렌 가격 하락에는 지난 2017년 말부터 시작된 미국의 공급과잉이 주범으로 작용했다고 분석된다.

올해 하반기에도 미국에서 세계 연간 수요 증가분 수준의 신증설이 상업 가동을 앞두고 있어 에틸렌 계열 제품의 공급과잉이 심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에 더해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동과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국제적인 불확실성 등으로 글로벌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 회복 또한 더딘 상태다.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석유화학업계의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하락하고 있다.

최근 2개월 사이 19개 증권사는 LG화학이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4천338억원을 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LG화학은 기초소재 사업에서 원유와 나프타 등을 원료로 에틸렌 등 기초제품을 생산하는데, 지난해 기초소재 사업은 전체 매출의 63%, 전체 영업이익의 94.9%를 차지했다.

순수화학업종을 영위하는 롯데케미칼은 업황 악화에 따른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최근 2개월 사이 20개 증권사가 발표한 실적 추정치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올 2분기 평균 영업이익은 전년도보다 48% 감소한 3천644억원으로 예상됐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화학 시황은 수요 불확실성 확대로 약화됐다"며 "이에 따라 2~3분기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1조3천억원으로 8% 낮춘다"며 "이는 지난 5년간 주가와 실적을 좌우해 온 에틸렌 스프레드가 축소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수년간 지속될 미국발, 중국발 및 정유사발 석유화학 증설의 물결을 감안하면 주요 제품의 시황은 장기간 하락기에 진입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1년 내 에틸렌-나프타 간 가격 스프레드 추이, 자료: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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