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가 미국의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4.3%를 매입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면서 한진그룹의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 손을 잡자고 제안했다.

다만, 델타항공이 한진칼의 백기사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하고, 지분 매입 과정에서 한진그룹과 별도 이면합의를 맺는 등의 위법행위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KCGI는 21일 입장문을 내고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에 대해 KCGI와 동일한 철학을 공유하는 델타항공이 장기적 성장 가능성을 인정해 한진칼에 투자를 결정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항공사 중 시가총액 1위인 델타항공은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최대주주다.

KCGI는 "델타항공은 공정하고 투명한 의사 결정구조와 시장지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최고경영자인(CEO)인 에드 바스티안 또한 PwC에서 회계사로 근무하던 시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감사법인의 분식회계를 고발하기도 했던 인물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델타항공은 지분의 취득과정과 의결권의 행사 과정에서 그 누구보다 적법하고 투명한 결정을 했을 것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KCGI는 향후 델타항공이 한진그룹의 '백기사'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우려를 전했다.

KCGI는 "한진그룹의 총수일가 중 일부는 밀수와 탈세 등 불법적인 행위들로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거나 재판 진행 중이다"며 "한진칼 투자 결정이 단지 총수일가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이라면 이는 델타항공이 그간 쌓아온 명예와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델타항공이 한진그룹과 별도의 이면 합의에 따라 한진칼 주식을 취득한 것이라면 이는 대한민국의 공정거래법과 자본시장법 등 법률을 위반하는 것일 수 있다"며 "이번 투자와 관련해 대한민국의 법을 철저하게 준수해 위법사항이 없도록 해야한다"고도 했다.

아울러 KCGI는 에드 바스티안과의 만남을 제안하고, 주주로서 함께 한진그룹에 대한 감시·견제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KCGI는 "델타항공에 한진그룹이 글로벌 항공사 대비 높은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경영투명성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강화할 수 있도록 함께 감시와 견제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며 "빠른 시일내에 한진그룹의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델타항공 최고 경영자인 에드 바스티안을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KCGI는 한진그룹에 투명한 지배구조가 정착될 경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믿고 수 천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다"며 "이제 세계 1위 항공사인 델타항공까지 투자에 참여하면서 한진그룹의 가치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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