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김상조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은 자신의 임명으로 기업들이 우려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지난 21일 공정거래위원장 이임식을 한 뒤 공정위 기자들을 만나 "왜 김상조가 정책실장으로 가면 기업 기(氣)가 꺾인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재계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와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눌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고 충분히 협의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의견을 듣고 협의하는 데 누구는 되고 안되고 구분할 이유가 없다"면서 원할 경우 재계 총수도 만날 것이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실장과의 일문일답.

-- 공정위원장 취임 당시 연차별 업무 계획을 세웠다. 정책실장 업무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

▲ 공정위원장 임기 채우지 못했지만, 정책실장은 임기가 없다. 연차별 계획을 말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다.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 인사말처럼 정책실장의 역할은 당·청과 협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각 부처 장관, 여야 의견과 국민 말씀을 경청하고 협의하고 그럼으로써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타임스케줄에 따른 계획을 갖기는 어려운 자리라 생각한다.

-- 본인이 생각하는 정책실장의 역할은 뭔가.

▲ 비유적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경제 컨트롤타워는 홍남기 부총리. 각 장관이 야전사령관이고 정책실장 역할은 병참기지다. 홍 부총리와 부처 장관들이 현장에서 충실히 업무 수행하도록 후선에서 지원하는 역할이라 생각한다. 각 부처 여러 현안을 협의하고 조정하는 데 도움을 드리는 역할을 충실히 하려고 한다. 정책실장 업무 범위를 봤더니 상상을 초월하더라. 어제 김수현 전 실장과 상당 시간 말씀을 나눴는데 여러 부처가 하는 일을 협의, 조정하는 일, 여러 부처에서 하는 일에 대해 충분친 않지만, 상세히 말씀 들었다. 홍남기 부총리, 유은혜 부총리께서 업무를 잘 수행하실 수 있도록 후선의 병참기지에 있는 사람으로 역할을 다 하겠다.

-- 이임사에서 대통령이 뜻하신 바가 있어 인사를 냈을 거라고 했는데 뭐라고 생각하나.

▲ 대통령의 뜻은 미뤄 짐작하는 정도지 직접 말씀드리기 어렵다. 다만 우리 정부가 하는 일을 국민께 잘 설명해 드리고 국민의 목소리 잘 듣고 그럼으로써 체감하는 성과를 내달라는 것으로 안다.

-- 공정위원장으로서 3년 차 계획 마무리하지 못하고 가시는데 소회와 후임 위원장에게 말씀해주실 계획이 있는지.

▲ 임기 1년 차에 공정한 현행법 집행, 2년 차에 공정거래법 개편, 3년 차에 각 부처 협업이 필요한 과제를 계획으로 말씀드렸다. 3년 차 협업 과제는 이미 상당 정도 진행됐다. 공공기관에 공정거래 모델 만들고 확산하는 방안은 다음 달쯤이면 발표될 듯하다. 특수형태 종사 근로자 문제 역시 공정거래위 특수형태 고용지침 개정에 더해 각 부처 특수형태 고용 유형마다 표준계약서와 모범규준 만드는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말씀드릴 기회 있을 것이다. 공정위뿐 아니라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유관부처와 함께하는 하도급 공정화를 위한 범정부대책도 상당 정도 진도가 나간 상황이다. 이 세 가지 과제가 3년 차 계획의 중요한 부분인데 다 시작했고 진도 나가는 상황이다. 작년 5월부터 매월 계속해온 경제민주화 관련 차관급 회의 통해서 각 부처 계획을 취합, 조정하고 함께 성과 내는 업무 방식은 후임 위원장에게서도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 정책실장에 가서도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관심 갖고 필요한 지원 역할을 하겠다.

-- 일각에서 경제정책라인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고 평가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 문책성 인사에 관해 저는 동의하지 않지만, 인사권자 결정을 제가 말할 건 아니다.

-- 공정위원장으로서의 업무에 점수 매긴다면.

▲ 점수는 넘어가겠다. (웃음) 세상에 완벽한 건 없고 예상 못 한 일이 있을 수 있고 플러스, 마이너스 있는 거다. 개인적으로 지난 2년간 저와 공정위가 해온 일 상당 정도 만족한다. 앞으로 이 방향으로 일한다면 예측 가능하고 지속가능한 결과 도출 가능하다. 그런 토대를 만들었다고 평가한다.

--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와 연락했는지.

▲ 장 대사와는 오늘 문자를 했다. 내용은 개인정보니 공개 못 한다. (웃음)

- 정부가 기업 기 살리기 하는데 김상조 실장이 취임하면서 이 기조가 꺾이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 왜 김상조가 정책실장으로 가면 기업 기 꺾인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공정위원장으로서 공정경제는 혁신성장을 위한 토대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직원에게 이임사 할 때도 공정위가 지난 2년간 해온 일에 대해 한편으론 거칠다, 느리다는 양극단의 비판 있었지만, 가운데로 꾸준히 가는 게 공정경제 이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게 혁신성장에 이르는 예측 가능한 길이라고 본다. 기업들이 우려할 일 없을 거다. 어떤 경우에는 공정위원장으로 있을 때보다 재계, 노동시장과 적극적 소통하는 길 만들 것이다. 물론 대부분은 비공식이지만. 공정위원장으로 있을 때는 상당 부분 제약될 수밖에 없다. 공정위가 조사, 제재 기능을 갖는 시장감독기구이기에 이해관계자와 접촉하는 데 제약이 있다. 정책실장이 되면 오히려 이해관계자, 당연히 재계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와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눌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거다. 충분히 그렇고, 협의할 거다. 춘추관에서 한 인사말에 썼다. 이해관계자와 충분히 만남의 장의 기회를 만들겠다고. 인사말 끝나고 정책실 직원들과 기본적으로 할 일 체크하면서 정책실장이 만나야 할 여러 이해관계자 범주와 일정 체크부터 했다. 앞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 만나고 듣고 협의하는 방향으로 갈 거다. 예측 가능하고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갈 거다. 이게 기업들에 가장 우호적인 환경이 되지 않을까 싶다. 충분히 듣고 협의하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갈 거다.

-- 19일에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에 대해 한마디 했다. 혁신사업가에게 하고 싶은 말.

▲ 인스타그램 2차례 포스팅한 글이나 몇몇 언론 인터뷰 속에 이미 저의 취지는 충분히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 정책실장되면 체감할 수 있는 성과 내겠다고 하는데 우선순위가 있나.

▲ 문재인 정부의 체감 성과는 홍 부총리, 유 부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각 부처 장관들이 추진할 일이다. 정책실장은 각 부처 일이 체감 성과로 이어지도록 후선에서 지원하는 일을 하게 된다. 한국경제와 관련한 현안을 풀어가는 것이 체감 성과 내는 데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될 것이다.

-- 국회가 막힌 상황인데 국회 언제 방문할 계획이고 어떤 말 할 계획인지.

▲ 공정위원장일 때도 국회 가장 많이 찾았을 거라 생각된다. 정책실장이 그렇게 자유롭게 국회 드나들긴 어렵겠지만 요청 말씀드려서 수락하시면 언제든 여야 가리지 않고 의원들 뵐 생각이다. 불러만 주시면 언제든 찾아뵐 생각이다.

-- 체감 성과 강조하는데 경제 지표 여러 개 있다. 특별히 이런 게 개선되면 성과 있다고 할 수 있는 지표가 있나.

▲ 제가 교수라면 질문이 잘못됐다고 답했을 것. 어느 하나만 중요할 순 없을 거다. 경제정책의 목표는 다양하다. 가장 중요한 게 일자리, 소득, 성장률, 분배가 될 것이다. 경제정책의 어려움은 이런 목표가 양립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목표는 많고 충돌하는데 수단은 제한적이라는 것. 제한된 자원으로 어느 목표에 우선순위를 둘 것인지 결정, 판단하는 게 가장 어려운 거 같다. 춘추관 인사말에 이렇게 썼다. 혁신적 포용 국가를 통해 사람 중심 경제를 만든다는 기조 일관되게 할 것이다. 다만 그때그때 경제환경에 필요한 정책 보완하고 우선순위 조정하는 충분한 유연성을 갖추겠다.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라는 선순환 구조 이뤄내는 기조는 유지할 것이나 2019년 6월 말 이 상황에서 필요한 부분에 관해 보다 정책 자원을 집중 투입하는 노력은 필요할 거다. 지금 상황에서는 국민께 필요한 일자리와 소득에 집중하는 데 당연히 우선순위를 둬야 할 환경이다.

-- 다음 달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이 발표된다. 정책실과 협의가 필요한데 임기는 22일부터 시작된다. 그간 공정위원장으로 해왔겠지만, 다시 한번 숙독하는 시간이 필요한지.

▲ 경제정책방향 관련 초안 검토 회의가 이미 있었다. 보완되는 과정으로 알고 있고 보완된 버전을 봤다. 이런 과정 거쳐 기재부에서 설정한 스케줄로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 한진그룹 동일인 지정 자료를 늦게 제출했다. 당시에 사람들이 모르는 이유가 하나 있다고 했는데.

▲ 시간이 지나면 아실 질문은 답하지 않겠다. 그동안에도 시장에 있었던 일 등 환경이 달라지는 일이 있으니 의사결정 변경이 있었을 것. 시간이 지나봐야 구체적 모습 알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후임 공정위원장 추천했나.

▲ 노코멘트.

-- 경실련, 야당에선 회전문 인사라고 얘기하는데.

▲ 답하는 게 적절치 않다.

-- 이해관계자 만난다고 했는데 공정위원장 시절 최고경영자들 만났다. 정책실장이 되면 총수도 만나나.

▲ 원하신다면 누구라도. 듣고 협의하고 반영하는데 누군 되고 안되고 구분할 이유가 있겠나.

-- 이재용 부회장도 만나나.

▲ 요청하신다면.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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