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쿠팡·배달의민족·토스 등 국내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를 만든 곳으로 잘 알려진 벤처캐피탈(VC) 알토스벤처스의 한킴(한국명 김한준) 대표가 "변화를 인정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며 쓴소리를 던졌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에 이어 혁신사업가들이 잇달아 정부를 향해 규제 개혁에 나설 것을 주장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킴 대표는 지난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혁신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정부의 규제와 시선을 비판하는 글을 남겼다.

한킴 대표는 지난 18일 이해진 GIO가 한국사회학회와 한국경영학회가 공동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정부가 규제만 만들고 혁신을 위한 노력은 손 놓고 있다고 성토한 데 대해 공감을 표하면서 운을 뗐다.

그는 "네이버로 사람들이 정보를 얻는 습관이 바뀌었고 카카오톡을 통해 소통하는 방식이, 쿠팡 때문에 물건을 사는 습관과 배달의 민족 때문에 밥 먹는 스타일이 바뀌었다"면서 "우리의 생활습관을 파고드는 회사들로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이게 바뀌었다고 느끼지 못하고 '설마'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러한 변화는 마지막 순간에는 갑자기 느껴진다"며 "처음에는 규모가 작은 곳들부터 망하기 시작하면서 누가 이들에게 안전망(safety net)을 만들어 줄까 논의하지만, 조금만 더 지나면 경쟁이 밀리는 아주 큰 회사들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대기업이 망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햇빛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똑같다"면서 "이미 변화는 일어나고 있고 '적응하지 않으면 망한다'고 확실히 이해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킴 대표는 지난 21~22일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9 스타트업 생태계 컨퍼런스'에 토론 패널로 참석해서도 "한국은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잘 돼야 한다는 인식이 있고, 한 회사가 너무 잘되면 끌어내리려는 경향도 있다"면서 "잘 되는 회사는 적극적으로 지원해서 더 성장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킴 대표가 이끄는 알토스벤처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미국계 벤처투자 회사다.

쿠팡,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토스 개발사인 비바리퍼블리카, 직방, 블루홀, 아자르 등 한국 대표 스타트업을 발굴·투자하는 걸로 유명하다.

그의 잇따른 지적은 신생기업의 빠른 성장세를 경계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정부의 혁신성장·포용성장에 대한 기업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최근 혁신기업가들의 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앞서 이해진 GIO는 "5조원, 10조원 규모 회사가 크다고 규제하는 게 나라에 도움이 되는가. 기업과 규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반드시 글로벌하게 바꿔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혁신·포용성장을 두고 규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크게 엇갈리면서 정부와 혁신기업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며 "김상조 신임 정책실장이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만나 우려를 의견을 나누겠다 했지만 당분간 이 같은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로 07시 4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인포맥스 금융정보 서비스 문의 (398-5209)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