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국내 경기침체 우려로 시장금리 하락 속도가 가파르다. 채권의 만기도래를 주기적으로 맞는 은행들은 국내외 통화정책 변화와 금리 저점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24일 연합인포맥스의 채권 시가평가 일별추이(화면번호 4789)에 따르면 전 영업일에 1년 만기 은행채(AAA 기준) 금리는 연 1.633%에 마감했다.

20년물 금리는 연 1.921%를 나타냈다. 이달 현재까지 은행채 1년물의 평균 금리는 1.67% 수준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보다도 더 낮은 수준이다.

연초만 해도 은행채 1년물 금리는 1.9%대였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자 안전자산인 채권 금리는 하락세를 시작했고, 국내 성장률 둔화는 이를 부추겼다.

최근에는 미국과 우리나라가 모두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 채권 매수세가 불어났다. 은행채 금리가 연 1.6%대에 안착한 것은 지난 2017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정기예금 등 만기가 길지 않은 상품에 현금흐름을 맞춰 은행채를 주기적으로 발행하는 국내 대형은행들은 발행물 관리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국내외 통화정책과 시장 수급변화에 따라 조달비용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으로 국내 4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의 은행채 발행 잔액은 84조8천966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이 30조2천1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우리은행이 20조4천800억원이 뒤를 잇는다.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은 각각 18조666억원, 16조1천4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6개월 이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채를 보면 전체 규모와 비례하지 않는다.

국민은행이 5조5천4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 4조7천300억원, 하나은행 4조1천900억원, 우리은행 3조500억원 등의 순이다.





시기별로 은행들이 소화하는 만기물량도 각각이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한 달 이내에 준비해야 할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다음 분기 중순을 지나면서 본격화한다. 사실상 마지막 분기에는 최소 1조6천억원 이상의 물량을 모든 대형은행이 처리해야 하는 셈이다.

한 은행의 관계자는 "은행들은 발행이 꾸준히 있기 때문에 금리에 크게 연연하지 않겠지만, 만기물량이 금통위 등과 겹치면 일정과 발행물량에 대한 고민이 있을 수 있다"며 "글로벌 통화정책의 큰 흐름이 바뀌고 있어 만기 구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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