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급격한 달러-원 하락세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뿐만 아니라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함께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미·중 정상회담이 기대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거나 그 이상일 경우 현재 수준에서 달러-원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빠르면 이날부터 진행될 양측 고위급 협상에서 긍정적인 소식이 없다면 시장 기대는 점점 작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25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날 것이라고 공식 확인하면서 하락 압력을 받았다.

이후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며 하락 폭이 확대됐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쉽게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불확실성이 큰 이슈라면서도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도 합의를 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양국 정상이 협상할 의지를 표명하고 7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미루는 경우를 최상의 시나리오로 봤다.

정성윤 하이투자선물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기대가 반영되는 모습이긴 하지만, 중국이 내세운 3대 원칙 등 간극을 좁히기 쉽지 않을 것이다"며 "완전한 합의는 아니더라도 일시적 봉합이나 추가 관세 부과 제한 등이 언급된다면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이 급락한 만큼 1,150원을 뚫고 내려가기 어려워진다면, 달러-원은 언제든 튀어 오를 힘이 남았다고 전망했다.

특히, 긍정적인 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나오더라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동안 미·중 무역 전쟁 우려로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상황이라, 무역 긴장이 완화된다면 그동안 금리 인하 기대가 축소되며 약세를 보인 달러화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궁극적인 합의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데 이 경우 위안화는 달러당 다시 6.9위안 레벨로 오를 수 있다"며 "정상회담 후에는 7월 초 달러-원 하단 지지력이 확인되면서 최근 급하게 빠진 부분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금리 인하 기대에 최근 달러-원 추세가 하락으로 꺾인 것은 맞지만, 다른 나라도 금리 인하를 예고하는 만큼 미국의 인하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협상을 이어가는 수준에서 결과가 나올 것 같아 큰 기대는 없는 상황이다"며 "미·중 회담이 무역분쟁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로도 확산된 상태다"고 전했다.

그는 "환율이 최근 많이 내려온 만큼 언제든 다시 튕겨 올라갈 힘이 있다"면서도 "반등이 강하지는 않을 것 같아 다시 박스권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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