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채권시장 약세장을 노려 국채를 매수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나, 레벨 부담이 여전해 연기금이 이 같은 방식으로 국채를 매수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이 향후 국내 채권 비중을 축소한다는 계획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 21일 국채 1천377억원을 매수하고 332억원을 매도했다. 이에 따라 순매수 1천45억원을 기록했다.

이때는 국고채 금리가 상승한 날이다. 실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44%로 전날보다 2bp 상승했다.

5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2.5bp, 2.4bp 올랐다. 20년물 금리는 2.5bp 상승했다. 30년물과 50년물 금리는 각각 2.5bp, 2.2bp 올랐다.

연기금은 지난 11일, 17일에도 국채를 각각 551억원, 1천830억원 순매수했다. 이날도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채권시장이 약세를 보였다.

이달 초부터 21일까지 누적기준으로 국채 8천796억원을 순매도한 연기금은 채권시장이 조정받을 때 주로 국채를 순매수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연기금이 금리 레벨 부담에 약세장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최근 한·미 통화당국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하지만 채권시장이 기준금리 2차례 인하를 반영하고 있어 금리 레벨 부담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연기금이 약세장에서 국채를 사들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향후 국내 채권 비중을 축소한다는 국민연금의 계획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해석도 제기된다.

증권사의 한 채권 담당 애널리스트는 "국민연금은 국내 채권 비중을 올해 말 전체의 45.3%에서 내년 말 41.9%로 줄인다"며 "2024년 말에는 국내 채권 비중을 30% 내외로 축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때문에 국민연금이 레벨이 부담되는 상황에서 채권을 무리하게 살 필요가 없다"며 "국민연금이 약세장에서 국채를 매수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민연금의 채권 운용 규모는 300조 원대로 다른 연기금보다 크다"며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은 각각 5조 원대, 3조 원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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