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글로벌 가입자 23억명을 보유한 페이스북이 최근 암호화폐 시장에 진출하기로 하면서 관련 시장은 그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시장을 2~3년 이내에 주도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 사례에서도 보듯이 최근 들어 암호화폐는 여러 논란에도 결제시장의 변화를 이끌 주요 키워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세 꼭지로 구성된 이번 시리즈물을 통해 암호화폐로 촉발될 결제시장의 미래를 짚어보고 국내 금융시장 등에도 어떤 변화가 있을지 짚어보고자 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페이스북은 지난 18일 새 암호화폐 '리브라(Libra)'를 출시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23억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이 전 세계 첫 번째 디지털 화폐를 출시하는 것이라고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기술로 내놓는 새 디지털 화폐는 사람들 간의 금전거래에 더 가깝다는 점에서 기존 비트코인 등 초기 암호화폐와는 차이가 있다.

새로운 암호화폐라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이미 전통적인 의미의 화폐를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은행 통한 송금 무력화시킬 '리브라'

페이스북이 내놓을 '리브라'는 금화가 기본이 됐던 금본위제를 연상시킨다. '리브라'에 일정 부분 가치를 매겨 이를 화폐처럼 통용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비트코인 등 가격 변동성이 커 화폐로써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폐해를 상당 부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리브라는 스테이블(Stable) 코인으로 가격이 거의 변동하지 않고 안정돼 있다는 점이 기존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와는 다르다.

리브라는 이르면 1~2년 이내에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 28개에 달하는 회사와 손을 잡고 출발하고 결제시장을 빠르게 점령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자기 은행 계좌가 없는 전 세계 17억명의 인구가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 돈을 송금하거나 결제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말 그대로 제도권 금융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일종의 구원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페이스북의 주장이다.

'리브라'가 안정적인 결제수단으로 빠르게 정착한다면 각국 중앙은행의 역할까지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벌써 주목받고 있다.

페이스북의 메신저나 자회사인 왓츠앱을 이용하는 사람은 내년 상반기부터 전자지갑을 통해 '리브라'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 '리브라'의 키를 쥔 미국

문제는 얼마나 보편적인 화폐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느냐에 달려 있다. 미국 내에서도 '리브라'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보수 경제학자이자 트럼프 대선 캠프 출신의 스티븐 무어 헤리티지 재단 연구원은 공개적으로 '리브라'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스티븐 무어는 "민간 통화가 중앙은행과 경쟁하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며 "중앙은행은 신뢰할 수 있는 암호화폐가 등장했다는 점을 깨달아야한다"고 밝혔다.

반면에 세계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국제결제은행(BIS)은 암호화폐의 난립이 전통적인 은행의 영역을 침범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BIS는 최근 보고서에서 "페이스북 등 대형 IT 회사들은 금융 포용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금융 안전성, 경쟁, 데이터 보호 측면에서는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대형 IT 회사들은 규제와 국경을 가로지르는 형태로 국가 안팎에서 규제 당사자 간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이 미국 기업이라는 점에서 자국 내 각종 규제를 어떻게 돌파해나갈 것인지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미국 의회는 다음 달 페이스북에 대한 청문회를 통해 '리브라'의 개인정보 보호 실태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해 규제 여부를 판단한다.

다만 페이스북이 가상화폐에 대한 활성화 의지가 확고한 상황에서 여러 글로벌 결제 업체가 이미 협업단계에 돌입해 대세를 거스르기는 힘들 것으로 점쳐진다.

규제가 상당 부분 진행된다고 해도 '리브라'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이를 실제 화폐처럼 활용하는 일은 멀지 않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브라는 송금 이외의 결제 서비스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어서 이 분야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며 "리브라 프로젝트에 다수의 회사가 참여해 리브라는 주요 결제통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카드사 등 기존 결제업체들의 시각은 매우 부정적이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암호화폐가 안정성을 지닌 원활한 결제 시스템을 갖추려면 최소한 10년의 세월은 걸린다고 본다"며 "기존 결제업체들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온 만큼 암호화폐도 많은 난관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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