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26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시장의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에 제동을 걸면서 이날 달러-원 환율도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연설에서 무역정책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이 금리 인하를 촉진하는 요인이라면서도 연준이 단기적인 지표와 심리 변동에 과민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파월 의장은 연준의 정치적인 독립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맞섰다.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25bp 인하 의견을 낸 연준의 대표적인 비둘기파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같은 날 금리를 일시에 50bp 인하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25bp 인하가 적절한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과 불러드 총재의 발언은 급격한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 심리에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내달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64.6%, 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은 35.4% 반영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일 현물환 종가 대비 0.15원가량 오른 1,155.15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지난 며칠간 급격하게 하락 조정을 받았던 달러-원 환율에 반등 빌미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A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그동안 달러-원 하락폭에 대한 부담이 있었는데 반등할 확률이 높아지기 시작했다"며 "어제부터 달러-원은 반등 조짐이 차트상에서 조금씩 나타났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파월 의장이 완전히 비둘기는 아니라는 점을 확인시켜준 것 같다"며 "각국 중앙은행들이 앞으로 정책 운용을 하는 데 있어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들은 연준이 7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아직 크지만, 주요 20개국에서 미·중 정상이 어떤 결론을 낼지에 따라 인하 여부도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시장의 과도한 심리 쏠림을 막는 차원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금리 인하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단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이 반등할 수 있지만, 큰 흐름에서 달러 약세 추세가 이미 시작됐다는 것이다.

B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그동안 50bp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등 파월 의장이 심리가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는 차원에서 발언한 것으로 본다"며 "연준의 7월 25bp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인 분위기라 큰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C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뿐만아니라 공화당과 민주당 전체에서도 달러 약세에 대하 컨센서스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큰 흐름에서 달러 약세는 이미 시작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파월 의장은 시장이 한번에 50bp 금리 인하 내년 상반기까지 100bp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는 등 너무 과도하게 기대 심리가 커지는 데 대한 부담이 있는 것 같다"며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하는데 시장의 심리가 과도하게 쏠리다 실망하게 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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