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은 수도권 지역에 있는 반도체 업체들이 보수적인 투자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2019년 6월)'에 따르면 경기지역의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2018년 3분기부터 둔화하면서 최근까지 부진이 이어졌다.

경기지역의 시스템 반도체 수출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이었지만, 지역 반도체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수출 감소 폭이 컸다.

경기지역에서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전체의 89%를 차지한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2018년 1분기 이후 글로벌 생산능력 확대로 하락세를 지속했다.

8기가 D램 가격이 2018년 5월 9달러에서 올해 5월에는 3.8달러로 57.3% 하락했다.

128기가 낸드플래시 가격도 같은 기간 중 6.7달러에서 5.1달러로 24.6% 하락했다.

반도체 수요 증가세도 둔화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주요 글로벌 IT 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 연기, 반도체 단가 하락 기대에 따른 구매 지연이 나타나고 있다.

한은은 향후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5G 통신서비스 등의 영향으로 추세적인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수요가 회복되는 시점이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최근 IT 기업의 재고보유 수준이 줄어들고 있지만, 주문량 확대 시점은 당초 전망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며 "주요 시장전망 기관은 반도체 공급초과 해소 시점을 올해 말 또는 내년으로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경기지역 내 주요 업체는 수요 둔화에 따른 공급초과 및 재고 증가에 대응하여 보수적인 투자 태도를 보인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인천지역의 반도체 수출도 감소했다.

이 지역 수출 부진의 주된 이유는 모바일 제품의 수요 둔화 때문으로 조사됐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스마트폰 수요가 둔화했기 때문이다.

UBS가 지난 4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향후 12개월간 스마트폰 교체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비중이 4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인천지역의 반도체 수출은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 보호무역 기조 지속, 반도체 경기 조정 및 투자 축소 등 때문이다.

하반기 이후에는 글로벌 수요가 확대하면서 점차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신규 모바일 제품 출시, 5G 통신서비스 보급, 가상화폐 가격 반등에 따른 채굴 전용 칩 수요 증가 등은 반도체 수요 확대 요인이다"면서도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세를 회복하지 못할 경우 인천지역 수출 부진이 지속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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