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중국 정부의 안방보험 위탁경영이 길어지면서 동양생명과 ABL생명에서 기존 안방보험 출신들의 위상이 좁아지고 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야오따펑 동양생명 이사회 의장이 최근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했다.

야오따펑 전 의장은 지난 2015년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인수한 이후 등기임원직을 유지했으며 오는 2021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았지만, 갑자기 물러난 것이다.

1962년생으로 안방손해보험 총경리, 안방보험그룹 사내이사 및 부총재를 거쳐 안방생명 이사장을 지냈다.

야오따펑 전 의장이 물러나면서 동양생명에는 기존 안방보험 출신으로 뤄젠룽 대표이사와 단범 경영지원부장 두 명밖에 남지 않았다.

앞서 안방보험그룹에서 재무분야를 총괄하고 동양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던 짱커 전 부사장은 작년에 사임한 바 있다.

ABL생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안방보험이 ABL생명을 인수한 후인 2017년에는 안방보험그룹 부사장과 안방자산관리 의장을 지낸 짜오홍씨가 이사회 의장을 맡은 바 있다.

짜오홍 전 의장의 임기가 끝나자 순레이 전 ABL생명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했지만, ABL생명은 지난 3월 시예저치앙씨를 이사회 의장에 이어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시예저치앙 대표는 미국계 재보험사 트랜스리(TransRe)에서 북아시아 총괄 임원을 지냈으며, 약 30년간 중국인민보험회사(PICC), AXA XL 보험사, 로이즈(Lloyd's) 재보험사 등 6개 글로벌 보험사에서 전략기획·사업개발 업무를 맡았다.

안방보험과는 연이 없었지만, 위탁경영을 맡은 중국 정부가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 정부가 내년 2월까지 안방보험 위탁경영을 연장하면서 기존 안방보험 출신들의 이탈도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2월 중국 정부는 안방보험의 경영권을 한시적으로 인수해 경영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다.

특히 안방보험의 모든 해외 계열사와 자산에 대한 평가 및 분석을 진행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내년 2월 중국 정부의 위탁경영이 종료되면 안방보험의 대주주가 변경되는 만큼 기존 안방보험 출신들의 설 자리는 더욱더 좁아질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안방보험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한 당시에만 해도 안방보험 출신들이 주요 자리에 포진해 있었지만, 중국 정부의 위탁경영 이후에는 이러한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며 "안방보험의 대주주 변경 시기에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매각 이슈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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