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저축은행이 고금리 수신상품과 편의성을 더한 모바일플랫폼을 앞세워 인터넷전문은행과 정면승부에 나섰다. 전열을 재정비한 저축은행이 금융권 메기를 자처하는 인터넷은행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이 판매하는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2.48%로 전월 말(2.32%) 대비 0.16%포인트 상승했다.

저축은행들은 올해 들어 정기예금금리를 줄줄이 인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지난달부터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뚜렷한 상승세로 돌아섰다.

현재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안국저축은행의 비대면 상품인 'e-정기예금'으로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연 2.90%다. NH저축은행도 연 2.85%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을 선보였다.

비대면 거래에 익숙한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해 편의성이 대폭 강화된 모바일뱅킹 플랫폼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지난 24일 1년 6개월 동안 개발한 모바일 플랫폼 '사이다뱅크'를 공개했다. 특히, 사이다뱅크 출시와 함께 선보인 입출금통장은 아무런 조건 없이 연 2.0%의 파격적인 금리를 제공한다. 인터넷은행의 입출금통장과 비교해도 0.5~0.8%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앞서 페퍼저축은행도 지난 3월 모바일 플랫폼 '페퍼루'를 출시하고, 연 2.0% 금리를 주는 입출금통장을 내놨다.

저축은행업계의 디지털 선두 주자인 웰컴저축은행이 작년 4월 선보인 모바일 플랫폼 '웰컴디지털뱅크'는 1년 만에 이용자 40만명을 확보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이 앱을 통해 소액외환송금과 웰뱅페이도 론칭할 예정이다.

유진저축은행도 모바일 앱 '유행'에 챗봇을 탑재하며 핀테크 열풍에 동참했다. 유행은 출시 3개월 만에 가입자 수 4만명, 다운로드 7만건을 달성했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수신상품의 금리를 높이고, 모바일 앱 등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는 것은 인터넷은행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저축은행과 마찬가지로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신상품 금리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다. 중금리대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사업 영역이 겹친다.

SBI저축은행이 사이다뱅크를 출시하면서 금융산업의 메기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인터넷은행과 정면승부를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강력한 지역 영업 규제를 받고 있는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비대면 채널 강화가 영업 기반을 넓힐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자체적으로 모바일 앱을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곳이 많지 않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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