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이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가격 반영에 둔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향후 원화 강세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제기됐다.

26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관망 장세 속에서 매우 좁은 변동성을 보였지만, 주 후반으로 갈수록 점차 상단이 눌리는 모양새다.

이번주 들어 1,153.10원까지 전저점이 낮아진 데다 심리와 수급이 아래로 쏠리면서 원화가 힘을 받고 있다. 기술적 차트상으로도 이미 5일 이동평균선이 60일 이동평균선을 하향 돌파하면서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만큼 한미 정상회담 이후 뉴스에 기대를 거는 시장 참가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일 "북미 양국 간 3차 정상회담에 관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28~29일 일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연합뉴스 및 세계 6대 뉴스통신사와 합동으로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하노이 정상회담을 통해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가 선행된 상태의 물밑 대화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성향상 회담장에서의 극적인 타결 혹은 결렬로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할 가능성이 있어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앞두고 대외 갈등을 마무리하고 불법 이민 등 미국 국내 이슈로 향하고 있는 만큼 '스몰 딜'이든 어떤 형태로든 북한과 타협을 끌어낼 여지가 있다고 보는 시각도 강해지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국가별 CDS 프리미엄(화면번호 2485)에 따르면 5년 만기 외평채의 CDS 프리미엄은 전일 33.03bp를 나타냈다.

지난해 중반부터 꾸준히 하락하면서 지난 3월 5일 28.39bp까지 내려서는 등 최저치를 경신했으나 대체로 30bp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46.70bp), 홍콩(36.51bp), 태국(34.18bp) 등 아시아 주요 국가의 CDS 프리미엄 수준을 밑도는 데다 선진국인 일본(21.82bp)과도 격차가 크지 않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G20 회의가 끝나고 한미 정상회담이 있는데 서울환시 참가자들이 이를 너무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후 흥미로운 뉴스가 나올 수 있고 북미 간 회담이 두 차례 별 성과 없이 끝나면서 뒤통수를 맞았지만 3차 회담은 또 다를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기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앞두고 달러 약세와 증시 부양을 이끌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는 축소될 것이고 28일부터 각국 정상들이 만나면 헤드라인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달러-원 환율은 워낙 외부적 요인을 많이 받아 노이즈가 많고 개입도 있지만, 달러인덱스를 보면 숏포지션이 편해 보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한미 정상회담 자체보다는 3차 북미 정상회담이 더 중요한 재료"라며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거의 북미 관계에 달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요즘 지지율이 낮아지면서 이제 다른 나라와의 외교를 돈독히 하고 내치에 집중할 것으로 보여 '스몰 딜' 가능성도 있다"며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하나 내놓고 오리발을 내밀었을 때 반격할 것으로 봤는데 오히려 유화적으로 나갔고 이란 문제까지 터진 상황이라 무역 전쟁보다는 이민 이슈 등 선거 이슈로 옮겨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그간의 경험상 여전히 북한과 관계된 재료는 더 이상 가격에 반영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여전하다.

C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북한은 말하자면 '10년 사귄 연인'"이라며 "북한과 관련한 지정학적 리스크는 시장에서 거의 반영이 되지 않고 있고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이어 "달러-원이 현재까지 내려온 건 심리와 수급이 반영된 것이지 G20이든 북미든 정상 간에 실제로 합의한 게 없어 실질이 반영된 게 아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sy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로 10시 4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인포맥스 금융정보 서비스 문의 (398-5209)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