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주식과 채권시장이 기록적인 동반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과거 역사를 볼 때 두 시장이 모두 웃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26일(현지시간)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에 따르면 올해처럼 상반기에만 주식과 채권이 모두 5% 이상씩의 강세 흐름을 보인 것은 지난 1980년 이후 단 열 차례에 불과하다.

올해 상반기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약 19% 올랐고, 미국 장기채권 가격은 약 10% 상승했다.

지난 열 차례의 경우에서 주가지수는 상반기에 평균 12.9% 오른 뒤에 하반기에는 10.2%의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연평균으로는 11.3%의 수익을 거뒀다.

반대로 장기 채권의 경우에는 상반기 평균 10.15%가 오른 뒤에 하반기에는 상승률이 4.22%로 크게 줄었다. 연평균으로는 7.18% 오르는 데 그쳤다.

과거 경험을 보면, 두 시장이 상반기에 걸쳐 함께 크게 달아오를 경우 하반기에는 채권 성과가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셈이다.

이론적으로 쉽지 않은 두 시장의 동반 강세는 올해의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기인한 영향이 크다.

연준이 그동안의 정책 경로를 바꿔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를 부양할 것이란 기대가 커졌고, 투자자는 주식과 채권에 모두 자금을 쏟아 넣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트홀트 그룹의 짐 폴슨 수석투자 전략가는 "채권 가격은 올해 들어 계속 올랐고, 반대로 증시도 기조적인 강세 흐름을 보였다"며 "증시는 이번 경기 회복기의 미래를 낙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어느 시장이 옳은지 판단하는 것은 어렵지만, 증시 투자자를 죽이지 않는 게 증시를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란 견해에 점차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전쟁도 두 시장의 상관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증시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에 진전이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가지고 있지만, 채권은 이미 관세 부과에 따른 피해를 반영하고 있다. 채권시장은 협상 타결에는 더욱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약 90% 정도 마무리됐었다면서, 무역 합의를 완료할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연준의 금리인하와 무역협상 진전이 확실한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나온다.

미국 경제지표가 내달 연준 회의 전까지 개선되면 금리 인하 폭도 조정될 수 있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소폭의 금리 인하로 경기 둔화가 해결될 수 있다면 두 시장의 동반 강세가 정당화할 수 있지만, 경기 침체 국면에 빠지면 채권과 증시는 각각 강세와 약세를 보일 수 있다.

경기 지표 개선과 무역협상 진전이 동시에 나타나며 연준이 금리인하 정책을 철회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아스토리아 포트폴리오 어드바이저스의 존 다비 CIO는 "연준의 다음 회의 전까지 지표가 개선될 시간은 많이 있다. 연준이 7월 금리인하 결정을 끝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G20에서 중국과 해결책을 찾고, 경기 지표도 좋으면서 시장이 랠리를 이어간다면 연준은 인하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경우 두 시장 모두 매도세가 나올 것이라고 다비 CIO는 덧붙였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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