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유럽에 대한 미국의 추가 관세 발표로 무역 갈등이 다시 부상한 탓에 상승 폭은 제한됐다.

미 국채 가격은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에 주요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완화 기대가 커져 상승했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휴전 합의 낙관론이 물러나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주요 산유국의 감산 연장 결정에도 수요 둔화 우려가 우위를 점하며 5% 가까이 폭락했다.

이날은 미국의 대유럽 관세 부과 우려가 부상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유럽연합(EU)의 불법 항공 보조금으로 입은 피해에 보복 대응하겠다며 추가로 관세를 부과할 약 40억 달러어치의 목록을 발표했다.

미·중 협상 관련해서도 불확실성이 고개를 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중국과의 협상이 전화통화 등으로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국이 몇 년 간 미국에 이익을 본 만큼 무역 합의가 미국에 우호적이어야 한다며 향후 협상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중국과 합의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화웨이에도 낮은 기술의 일부 칩(반도체)을 팔기로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G와 관련한 미국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여전히 협상에 차질이 생길 수 있고, 추가로 관세가 부과될 위험도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예정됐던 뉴햄프셔주 방문을 갑작스럽게 취소한 점이 불안을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펜스 부통령이 전용기로 이동하던 중 비상 회의로 인해 워싱턴 D.C로 돌아왔다는 루머도 돌았다.

이에 대해 부통령실 대변인은 펜스가 다른 일 때문에 워싱턴에 남았으며, 놀랄 일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CNBC는 백악관 관계자가 "부통령이나 대통령의 건강 관련 문제는 아니며, 국가 안보와 관련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공급관리협회(ISM)-뉴욕에 따르면 지난 6월 뉴욕시의 비즈니스 여건 지수는 전월 48.6에서 50.0으로 상승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향후 금리 방향을 말하기는 이르다고 주장했다. 메스터 총재는 경기 전망이 악화하면 금리를 내릴 수도 있지만, 금리 인하가 경제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9.25포인트(0.26%) 상승한 26,786.6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8.68포인트(0.29%) 상승한 2,973.0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7.93포인트(0.22%) 오른 8,109.09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글로벌 무역정책 관련 소식과 글로벌 경기 상황 등을 주시했다.

미국과 중국이 휴전에 합의해 안도감이 형성됐지만, 무역 관련 긴장은 여전히 시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미국은 물론 중국과 유럽 등 핵심 경제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등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지속하는 점도 투자자들의 위험 감수를 방해하는 요인이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가 무역 전쟁과 브렉시트 악영향을 우려하는 발언을 내놓으며 투자자 불안을 부추겼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다시 2% 아래로 떨어지는 등 위험자산 회피 거래가 강화됐다.

한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역외 산유국들은 이날 감산 합의를 9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그런데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4.8% 폭락했다.

시장이 감산 가능성을 이미 반영한 만큼, 차익 실현 움직임에 수요 둔화 우려가 겹쳐 그렇게 됐다는 평가다. 유가 하락에 에너지 관련 주도 약세를 나타냈다.

주요 지수는 이날 장중 보합권에서 등락을 이어갔지만, 장 후반 상승 폭을 다소 키우며 종가를 형성했다.

업종별로는 커뮤니케이션이 1.06%, 유틸리티가 1.24% 각각 올랐다. 반면 에너지는 1.74%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EU에 대한 추가 관세 등으로 무역정책 관련 긴장이 다시 커졌다고 진단했다.

BMO 캐피탈 마켓의 이안 린젠 미국 이자율 담당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은 끝이 없다는 점을 상기시킨다"면서 "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세계 경제가 직면한 불확실성에 대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우려를 누그러뜨렸다는 낙관론이 급속히 약화했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이달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74.4%, 50bp 인하 가능성은 25.6%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8.04% 하락한 12.93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5.5bp 내린 1.978%를 기록했다. 2016년 11월 8일 이후 가장 낮다. 이날 낙폭은 최근 한 달 사이 가장 컸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4.9bp 하락한 2.508%를 나타냈다. 2016년 10월 이후 최저치며, 하루 낙폭은 거의 3주 만에 최대였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4bp 떨어진 1.765%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24.4bp에서 이날 21.3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글로벌 경제 성장을 우려하는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늘어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커졌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는 전면적인 무역 전쟁 위험이 전 세계와 영국 성장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니 총재는 확실하지 않지만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해,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비둘기파적인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호주중앙은행(RBA)은 시장 예상대로 금리를 25bp 인하했다. 지난 6월 회의에서 2년 10개월 만에 기준 금리를 기존 1.50%에서 1.25%로 내린 데 이어 두 달 연속 인하를 단행했다.

10년 영국 국채수익률은 8.1bp 떨어진 0.721%에, 같은 만기 호주 국채수익률은 1bp내린 1.33%에 거래됐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0.361%로, 사상 최저치를 더 낮췄다. 이탈리아 10년 국채와의 수익률 스프레드는 최근 1년 사이 가장 좁혀졌다.

이런 RBA 움직임에 따라 다른 주요 중앙은행도 정책 완화를 통해 글로벌 성장 둔화공포에 대응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고조됐다.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 말의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금리를 결정한다.

올해 FOMC 투표권을 가진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경기 전망이 악화하면 금리를 내릴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 경제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며 "기본적인 전망대로 경제가 움직인다면 금리 동결이 적절하다"고 주장해 다소 매파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주말 주요 20개국(G20) 회의 직후 나타난 낙관론은 후퇴했다.

전 세계 제조업 활동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잇따른 무역 분쟁으로 글로벌 경제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파인브릿지 인베스트먼트의 스티븐 오 글로벌 채권·신용 대표는 "제조업 분야에서 둔화 신호가 나타나고, 국채수익률 하락은 이런 둔화를 부분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며 "여기에 연준 뿐만 아니라 ECB와 일본 등에서도 더 많은 정책 부양 가능성 등 통화 정책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주요 중앙은행들이 초단기에 더 완화적인 쪽으로 기울고 있으며 이 때문에 글로벌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의 짐 카론 글로벌 채권 매니징 디렉터는 "더 낮은 성장을 암시하는 글로벌 PMI 하락에다 인플레이션 둔화도 더해져, ECB가 추가 금리 인하와 양적 완화에 돌입할 것 같다"며 "국채수익률은 더 하락했고 마이너스 폭은 더 깊어졌는데, 주요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움직임을 보면 이해가 된다"고 설명했다.

AMP 캐피털의 세인 올리버 투자 전략 대표는 "RBA는 실업률이 너무 높다고 우려했고, 임금과 인플레이션을 부양해 실업률을 낮추고 싶어했다"며 "6월 금리 인하로는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없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RBA는 이제 두 번의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기 위해 뒤로 물러서서 기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7.897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8.433엔보다 0.536엔(0.49%)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83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871달러보다 0.00038달러(0.03%) 하락했다.

유로는 엔화에 유로당 121.74엔을 기록, 전장 122.38엔보다 0.64엔(0.52%)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4% 하락한 96.781을 기록했다.

달러에 상승 모멘텀을 제공했던 지난 주말 무역 휴전 효과는 시들해졌다. 전일 큰 폭 반등했던 달러 인덱스는 이날 소폭 하락했다.

웨스턴 유니온 비즈니스 솔루션의 조 마님보 선임 시장 분석가는 "무역 상황에서 비롯된 달러 상승은 왔다 갔다 할 것"이라며 "의미 있는 협상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카말 샤마 G10 외환 전략 디렉터는 "G20 회의를 둘러싼 낙관론이 사라졌고, 무역회담 이전 수준으로 거의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다시 약한 제조업 지표 등에서 나오는 글로벌 경제 역풍을 우려하고 있다.

JP모건이 산출하는 글로벌 제조업 지표는 거의 7년 만에 가장 약해졌고, 2개월 연속 위축 국면을 나타냈다. 모건스탠리 조사에 따르면 세계 제조업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축소됐다.

호주중앙은행(RBA)이 다시 금리를 인하하면서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완화 기대도 커졌다. 시장에서는 올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적어도 3번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가 내려가면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달러 매력은 떨어진다.

소시에테 제네럴의 키네스 브룩스 외환 전략가는 "이번 주 더 큰 장애물이 놓여있다"며 "시장은 특히 민간고용과 신규 고용보고서 등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6월 미국 신규 고용이 16만명 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6월에는 7만5천명 증가에 그쳐 실망감을 줬다.

유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7월 정책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뒤 상승했다가 결국 하락했다.

금리 인하는 시기의 문제이지, 글로벌 국채수익률 급락 때문에 ECB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인식이 아직은 많다. 장중 유로-달러는 1.13달러대를 회복하기도 했다.

RBA가 25bp를 다시 인하했지만, 시장 예상에 부합해 호주 달러는 상승했다.

특히 금리 결정을 앞두고 호주 달러에 대한 숏포지션이 6개월 사이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매도 베팅이 늘었던 만큼 금리 결정 후 강하게 반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84달러(4.8%) 급락한 56.2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산유국 감산 연장 결정과 글로벌 경기 상황에 따른 원유 수요 전망 등을 주시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은 이날 하루평균 120만 배럴 규모의 감산을 내년 3월 말까지 9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시장이 예상했던 6개월보다는 긴 기간 동안 감산하는 방안이다.

유가는 하지만 이런 소식에도 급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기간이 예상보다 길기는 하지만 일부에서 제기된 감산 규모 확대 등의 결정이 나오지 않은 점에 대한 실망감도 제기된다고 진단했다.

또 감산 연장 가능성이 꾸준히 시장에 반영됐던 가운데, 수요 둔화 우려가 다시 커진 탓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과 유럽, 미국 등의 제조업 지표가 최근 일제히 부진해 경기침체에 부담이 한층 커졌다.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라얀 연구원은 "OPEC이 더 큰 감산을 결정하지 않은 데 대한 실망감이 일부 있는 것 같다"면서 "아니면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정말로 큰 것 같다"고 말했다.

PVM의 타마스 바르가 연구원은 "감산 연장은 OPEC이 유가 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였다"면서 "OPEC은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량이 하루평균 114만 배럴로 봤지만, 비OPEC 산유국의 공급 증가 규모는 하루평균 214만 배럴로 예상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급 측면의 요인이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수요 측면의 우려는 유가 강세론자의 화약을 고갈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무역 정책 관련해서도 다시 긴장감이 부상했다.

감산 연장 방안이 유력했던 만큼 이른바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파는' 장세가 전형적으로 나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OPEC 회의가 종료된 만큼 수요 측면의 불안이 더 크게 부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RBC캐피탈 마켓의 조지 게로 이사는 "투자자들은 글로벌 여건을 우려하면서 원자재 구매를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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