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LG유플러스와 CJ헬로 합병이 예상치 못한 변수들로 공정거래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까지 얽힌 데다 갑작스러운 공정위원장의 공석으로 심사 일정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면서 CJ그룹 내부에서는 행여 3년 전 악몽을 되풀이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일 관련 부처 및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각각 3월과 5월 제출한 기업결합 신고서를 동시에 심사 중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기업결합 건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 LG유플러스와 CJ헬로 기업결합 건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며 "동종 업계의 큰 기업결합 신고건을 동시에 심사한 적은 이례적이라 검토해야 할 사안도 배로 늘어나 앞으로도 수개월은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 가정 여부에 따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전체 방송통신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져 평가 기준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심사에서도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허가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된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 심사가 방송통신시장 전체의 구조 개편 이슈인 만큼 다소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미래 시장에 대한 모든 변수를 고려해 면밀히 심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업결합 심사는 신고일로부터 30일이지만 필요한 경우 90일 연장이 가능해 최대 120일간 진행될 수 있다. 여기에 공휴일과 자료 보정 기간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실제 심사는 더 길어질 수 있다.

지난 2015년 12월 1일 SK텔레콤이 CJ헬로 인수를 위해 인가 신청을 했을 당시에도 공정위는 예상 심사 기한을 훌쩍 넘긴 7월 18일 불허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 LG유플러스에 이미 2번 이상 자료 보정을 요구했지만, 아직 첫 번째 보정 요구자료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임명으로 공석이 된 공정거래위원장 자리도 심사 일정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당초 예상보다 공정위원장의 후임을 임명하기 위한 인사검증이 늦어지고 있는 데다, 내정되더라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되기까지 한 달 이상 소요될 수 있다.

공정위원장 자리에 누가 오느냐에 따라 정책 기조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위원장 공백 상황에서 이번 기업결합 건처럼 중량감 있는 사안을 결정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과거 SK텔레콤과 CJ헬로의 기업결합 심사 때보다 심사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초 상반기 중 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던 CJ 측도 답답해 하고 있다.

CJ 관계자는 "김상조 전 위원장이 올 초만 해도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추진을 허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내부적으로 빠른 인수 승인을 바랐는데 변수가 생기면서 달라진 분위기 파악에 신경 쓰고 있다"면서 "또다시 기업결합이 불허되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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