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정부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2.4%로 낮추면서 한국은행도 성장률을 낮추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실상 2%대 초중반으로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한은의 금리 인하 강도에 시선이 집중될 전망이다.

시장참가자들은 한은이 성장률을 얼마나 낮추는지에 따라 금리 인하 속도도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3일 2019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0.2%포인트 낮춘 2.4%로 제시했다.

현재 한은은 올해 우리 경제가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1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수정경제전망을 내놓는다.

한은도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데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수출 등 상반기 지표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탓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12일 "미·중 무역분쟁이 우리 예상보다 어려운 쪽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상황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다며, 이 총재 발언을 통화완화로의 스탠스 변화로 이해했다.

서울채권시장이 집중하는 건 한은의 성장률 하향 조정 폭이다.

1분기 GDP는 마이너스(-) 0.4%로 나타났다. 속보치였던 -0.3%에서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1분기 성장률이 하향 조정되는 건 연간으로 전체 성장률을 갉아먹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2분기 수출 실적도 예상보다 부진했다. 6월 수출은 13.5% 감소하면서 7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한은은 당초 하반기에는 반도체 수출이 개선되면서 상저하고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당초 전망보다 반도체 경기 회복 시기가 지연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가트너는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공급 초과가 해소되는 시점을 올해 3분기에서 4분기로 수정했다.

한은이 당초 전망했던 2분기 경기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데다 하반기 경기개선 전제치도 흔들린 셈이다.

금융시장은 한은이 이달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정부의 전망치와 궤를 같이할 것이라는 의미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2.4%보다도 낮은 수준의 성장을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정부 수준보다도 낮춘다면,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금융시장 관계자는 "금융시장에서는 올해 한국이 2%대 초중반 성장세를 보여도 다행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면서도 "정부가 2.4%로 성장률을 제시했기 때문에 한은도 이에 맞춰서 2.4% 정도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한은이 예전에 성장률은 한 번에 0.2%포인트 낮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상황이 나쁘다면 0.1%포인트씩 내리리라는 법은 없다"며 "이번에 2.4%로 낮춘다고 해도 결국은 또 내릴 것이라는 기대가 생길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이 2.3% 정도로 낮춘다면 연내 두 차례 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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