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3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완화 기대에 힘입어 상승했다. 주요 지수는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국채 가격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에 비둘기파적인 인사들이 내정된 영향으로 상승했다.

달러화 가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과 중국이 '환율 조작 게임'을 하고 있다는 비난 속에서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주요 통화완화 기대에 위험자산 투자가 활기를 보인 데 힘입어 상승했다.

유럽연합(EU)은 전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차기 ECB 총재로 내정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IMF에서 중앙은행들에 지표에 맞춰 통화정책을 조정할 것을 조언해 왔다. 경기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ECB 총재로 부임하면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완화적인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장의 진단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연준 이사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부총재인 크리스토퍼 월러와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미국 상임이사인 주디 셸턴 등 2명을 지명할 예정이라고 밝혀 금리 인하 기대를 강화했다.

셸턴 후보자는 최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제로금리를 선호한다는 견해를 밝혔던 바 있다. 그는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바닥까지 인하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윌러 후보자는 연준의 대표적인 완화론자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와 호흡을 맞춰온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유럽은 미국과 경쟁하기 위해 대규모 환율 조작 게임을 하고 있으며, 그들 시스템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며 "우리도 이에 맞대응(MATCH)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준이 금리를 내려 달러를 약세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날 주요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ADP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6월 민간고용은 10만2천 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5월 2만7천 명 증가보다는 양호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기대 13만5천 명에 못 미쳤다.

오는 5일 노동부의 비농업 신규고용 지표 발표를 앞두고 고용 부진 부담이 커졌다.

미국의 5월 무역적자는 555억2천만 달러로 전월보다 8.4% 급증했다. 시장 예상 544억 달러도 큰 폭 넘어섰다.

공급자관리협회(ISM)가 발표한 미국의 6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5.1로 2017년 7월 이후 약 2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시장 기대 55.8에도 못 미쳤다.

이밖에 중국과 영국의 6월 서비스업 PMI 등도 일제히 부진했다. 또 우리나라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점도 글로벌 경기 우려를 자극했다.

이날 발표된 다른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미 상무부는 5월 공장재 수주 실적이 전월보다 0.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4개월 동안 3번째 감소다. 시장 예상에는 부합했다.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G&C)는 6월 감원 계획이 전월 대비 28% 줄어든 4만1천977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보다 8천 명 감소한 22만1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 22만5천 명보다 적었다.

정보제공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6월 미 서비스업 PMI 확정치(계절 조정치)는 전월 50.9에서 51.5로 상승했다. 5월 수치는 2016년 2월 이후 39개월 이내 최저치였다. 앞서 발표된 예비치 50.7과 월가 예상치인 50.6을 웃돌았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9.32포인트(0.67%) 상승한 26,966.0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2.81포인트(0.77%) 오른 2,995.8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1.14포인트(0.75%) 상승한 8,170.23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날 고점에 종가를 형성하며 장중 가격은 물론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도 종가 및 장중가 모두 신기록을 세웠고, 나스닥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다음날 독립기념일 휴장을 앞두고 오후 1시 조기 폐장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의 완화 정책 기대가 주가를 밀어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연준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글로벌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는 지속했다. 이날 발표된 주요 지표들도 부진했다.

지표 부진은 각국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를 더 키워 이날 증시에서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테슬라 주가가 양호한 2분기 차 판매에 힘입어 4.6% 올랐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오른 가운데 필수소비재가 1.36% 상승했고, 커뮤니케이션도 0.71% 올랐다. 기술주는 0.68%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 등 중앙은행 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어드바이저 에셋 매니지먼트의 스콧 콜리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전 세계적으로 비즈니스 지표가 다소 약화하고 있으며, 미국도 둔화하기 시작했다"면서 "연준도 미국 지표가 둔화하기 시작했다고 볼 것이며, 7월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사실상 100%"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의 다니엘 안토누치 수석 유로존 경제학자는 "라가르드 총재는 중앙은행들에 지표에 따라 통화정책을 지속해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면서 "시장은 그를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분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7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70.3%, 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은 29.7%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78% 하락한 12.57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6bp 내린 1.952%를 기록했다. 2016년 11월 8일 이후 가장 낮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4.1bp 하락한 2.467%를 나타냈다. 2016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과 같은 1.765%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21.3bp에서 이날 18.7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연준과 ECB의 금리 인하 기대가 국채 값을 끌어올렸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이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고 ECB 차기 총재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추천했다.

일부에서는 라가르드 총재의 통화정책 관련 정보가 부족해 성향을 확신할 수 없다고 보지만, 대다수는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완화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397%로, 사상 최저치를 재차 경신했다. 프랑스 10년 국채수익률도 역사적 저점인 -0.102%를 기록, 마이너스 폭이 더 깊어졌다.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6.2bp 급락한 1.63%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디 셸턴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미 상임이사와 크리스토퍼 월러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부총재 겸 리서치 디렉터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에 지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을 공식 지명하면 상원 인준 절차를 거치게 되는데, 이들 모두 더 비둘기파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보다 적은 민간고용, 확대된 무역적자, 공급관리협회(ISM)의 서비스 지표 약세 등 이날 발표된 지표의 부진도 국채 값 상승에 일조했다.

이번 주 후반 6월 비농업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그동안 아주 타이트했던 고용시장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우려가 일었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매니징 디렉터는 "국채 값은 라가르드 총재가 ECB 총재로 지명됐다는 소식에 올랐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두 명의 비둘기파 연준 이사를 지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브라운 어드바이저리의 톰 그래프 채권 대표는 "미국 경제는 일종의 둔화가 임박했다는 것을 의미하든, 잠깐 그렇게 움직이리라는 것을 의미하든 경기 순환기 후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어느 쪽이든 지금 당장 재가속 국면은 상상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롬바르드 오디에 IM의 살만 아하메드 최고투자전략가는 "라가르드는 드라기의 정책 프레임을 지속하려 할 것"이라며 "양적완화가 다가오고, 라가르드가 지명됐다는 사실은 추가 양적완화에 초점을 맞춘 정책 완화가 지금 거의 확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 국채시장은 독립기념일 휴장을 앞두고 오후 2시 조기 폐장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7.874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7.897엔보다 0.023엔(0.02%)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778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833달러보다 0.00055달러(0.05%) 하락했다.

유로는 엔화에 유로당 121.65엔을 기록, 전장 121.74엔보다 0.09엔(0.07%)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과 거의 같은 96.784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약달러 압박에도 달러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에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내정된 뒤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커져 유로 약세가 두드러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 유럽은 미국과 경쟁하기 위해 대규모 환율 조작 게임을 하고 있으며, 시스템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며 "우리도 이에 맞대응(MATCH)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멍청이(dummies)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과 유럽 등이 통화가치를 부당하게 떨어뜨려 미국의 무역적자를 키운다는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불만을 제기해왔다. 통화가치가 평가절하되면 수출에서 가격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TD 증권의 마크 맥코믹 외환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달러 움직임을 증폭시켰다"며 "비둘기파 쪽으로 기운 연준 이사들을 지명할 예정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은 꽤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은 금리를 인하할 준비가 돼 있고, 미국 경제는 둔화하고 있다"며 "달러가 약해지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미 국채금리가 2년 6개월여 만에 최저치로 하락하고, 무역 긴장이 지속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이어지는 점 역시 달러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어떤 합의라도 미국에 유리하게 돼야 한다고 말했고, 미국은 EU에 추가관세 부과를 위협했다. 금리가 내려가면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달러의 매력이 떨어지는 만큼 달러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SEB의 로우리 홀리카 외환 전략가는 "트레이더들은 6월 고용보고서를 앞두고 큰 베팅을 원하지 않는다"며 "스웨덴 중앙은행이 경제 전망 신뢰 신호를 주며 시장을 유일하게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인플레이션과 경제 전망이 좋다며 올해 말이나 2020년 초까지 정책 긴축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스웨덴 크로나는 강세를 보였다.

이제 시장은 독립기념일 휴일 이후 발표될 6월 고용보고서에 집중하고 있다. 5월 7만5천명 늘어나는 데 그쳤던 신규 고용이 6월에는 16만명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25bp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으로 70% 이상을 보고 있다.

미즈호의 콜린 아셔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에 비둘기파적인 인사가 내정되면서 전반적으로 국채금리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며 "제조업 약세가 서비스업종으로 번지고, 경고음을 나타내 중앙은행들의 정책 완화에 일종의 청신호가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9달러(1.9%) 상승한 57.3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재고 지표와 주가지수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등 주요 지수는 이날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가 부상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강화됐다.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9개월 연장 결정에도 차익실현 등으로 전일 4.8% 폭락했던 바 있다. 이날은 전반적인 위험투자 개선 분위기와 함께 반등에 성공했다.

이란을 둘러싼 중동 지역의 긴장도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하는 요인이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오는 7일(현지시간)부터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제한한 우라늄 농축도 상한(3.67%)을 지키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우라늄 농축도 상향은 핵무기 개발의 신호탄으로 여겨지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의 대치 국면이 한층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의 재고지표는 유가의 상단을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약 109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의 기대 260만 배럴 감소에 못 미쳤다.

휘발유 재고는 약 158만 배럴 감소해 예상보다 덜 줄었고, 정제유 재고는 141만 배럴 증가해 예상과 달리 늘었다.

WTI는 미국 재고가 예상보다 덜 줄어들자 장중 한때 상승 폭을 줄이는 흐름을 나타내기도 했다.

반면 원유 시추업체 베이커휴즈가 발표한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가 788개로 전주 대비 5개 감소한 점은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채굴장비 수는 3주 만에 감소했다. 이는 미국 산유량 증가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요인이다. 베이커휴즈는 통상 금요일에 채굴장비 수를 발표하지만, 이번 주는 이를 앞당겼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전일 급락 반작용과 통화완화 기대 등으로 유가가 올랐지만,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는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모건스탠리의 마르티진 래츠 연구원은 "OPEC의 감산 연장 합의에도 중기적인 펀더멘털이 강하지는 않다"면서 "원유 수요 증가 속도 둔화가 아직 반전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5월에는 원유 수요가 거의 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면 비OPEC 산유국들의 산유량은 내년에도 하루평균 200만 배럴 이상 증가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OPEC은 시장 균형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을 희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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