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장기 국채의 강세 흐름 속에 30년물 금리가 하루짜리인 기준금리마저 뚫고 내려갔다. 지난 12년여 만에 처음이자 1980년대 이후 역대 여섯 차례에 불과한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로써 미국 국채금리는 모든 만기에서 기준금리를 밑돌게 됐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4일 전장대비 3bp 이상 하락한 2.467%까지 내려앉았다. 지난 2016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동시에 30년 금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 상단인 2.5%를 하회했다. 30년 국채금리가 기준금리와 역전된 것은 지난 2007년 12월 이후 약 12년 만이다.

이런 금리 역전은 강력한 경기 침체의 신호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야후 파이낸스 등에 따르면 실제 30년물과 기준금리가 역전된 사례는 지난 1980년대 이후 총 여섯 차례 있었다.

이 중 다섯 번의 경우에서 경기 침체가 뒤따랐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와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붕괴, 1990년대 후반 아시아 금융위기, 1980년대 후반 미국 저축대부조합(S&L) 위기가 각각 나타난 바 있다.

경기 침체를 비껴간 것은 지난 1986년이 유일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전 구간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하회한 것은 강력한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동시에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신호로도 볼 수 있다.

실제 채권시장은 이르면 이달부터 연준이 금리를 내릴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현재 CME그룹 페드와치에 따르면 이달 최소 25bp의 금리 인하 확률을 시장은 100% 반영하고 있다. 연말까지 최소 50bp 이상 인하 확률은 90%를 웃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속적인 금리 인하 압박도 초장기 금리의 하락세와 금리인하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연준 이사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부총재인 크리스토퍼 월러와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미국 상임이사인 주디 셸턴 등 2명을 지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셸턴 후보자는 최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제로금리를 선호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그는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바닥까지 인하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런 움직임이 제롬 파월 의장에게는 압박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美 연준 기준금리 상단과 30년 국채금리 변동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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