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기준금리 인하 관련 발언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연구기관, 연구기관장의 발언을 빌어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홍 부총리는 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출연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적절하게 폴리시믹스(Policy Mixㆍ정책조합)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거론하며 "기준금리는 이번에 여러 변화된 경제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통위가 합리적으로 적절하게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만, 과거에는 연구기관과 연구기관장의 의견을 빌어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필요성을 전달했다.

그는 지난 4월 29일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금리 인하 필요성을 묻는 기자의 말에 "시장에서는 여러 가지 의견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지적이 많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5월에는 피지에서 열린 아세안(ASEAN)+3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는 "1분기 경제지표를 보고 시장에서 그와 같은 요구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제통화기금(IMF) 조사단이 지난번에 왔을 때도 재정뿐만 아니라 금융통화정책 완화 기조로 가라고 권고했다"면서 "아세안+3 거시경제감시기구(AMRO)도 한국의 경우 완화적 기조로 가라고 권고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8~9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도 홍 부총리는 "완화적인 통화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시장과 명확한 소통에 기반을 둔 통화정책 운용이 필요하다"고 표현했다.

홍 부총리는 G20 재무장관회의가 열린 지 일주일 후 연구기관장과 만나고서는 "확장적 재정정책과 확장 기조의 통화정책이 폴리시믹스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이번에 인터뷰에서는 폴리시믹스 차원에서 기준금리 인하기 필요하다는 점을 피력한 것이다. 그만큼 우리나라를 둘러싼 대내외 경제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교역량이 점차 감소하면서 지난해 12월부터 우리나라의 수출을 7개월째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등 수출 단가가 감소하면서 채산성에 문제가 생겼고, 주요 기업은 투자를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당초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을 지난해 대비 1.0%로 봤지만,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는 -4.0%로 수정했다. 수출과 수입도 각각 5.0%, 4.1% 감소할 것으로 봤다.

기업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투자세액공제율을 높이고, 적용대상도 확대하고, 가속상각제도의 내용연수도 상향 조정했지만, '한시적'인 만큼 확실한 성과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통화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홍 부총리의 발언은 이런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도 둔화되는 모양새다. 올해 1분기 가계부채 잔액은 사상 최대인 1천540조원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율은 4.9%로 약 14년 만에 가장 낮았다. 정부가 내세운 가계부채 관리비율(5%대)을 밑돈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홍남기 부총리의 발언은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해 경제활력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라며 "가계부채와 부동산은 더는 긴급한 대책영역이 아니라고 본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가계부채와 부동산은 정책적으로 잡을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유동성을 풀어서 경제활력을 높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론적으로는 낮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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