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일본 정부가 예고한 반도체 소재·디스플레이 소재 제품 수출규제가 이날부터 발동되는 가운데 서울외환시장은 해당 이슈가 달러-원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의 수출규제는 최근 경제 펀더멘털 우려가 짙은 원화에는 상당한 악재이지만, 아직까지 그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이날 달러화 약세와 위안화 연동에 전반적인 하락세를 나타냈다.

장중 역외 매수세에 잠시 상승 전환하기도 했지만, 1,167~1,171원 부근의 레인지에서 움직이고 있다.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일본 규제는 최근 수출 부진과 성장률 전망치 하향 등에 더해져 펀더멘털 우려를 악화한 영향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A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일본 규제 이슈가) 이번 주 내내 서울환시 시장 심리를 장악했다"며 "근본적으로 원화의 약세에 영향을 준 것은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B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도 "아베 정부가 트럼프식 보복을 따라 하면서 이는 원화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멕시코 페소화도 트럼프 대통령의 한마디에 춤을 춘 적이 있는데 (원화에도) 그런 상황이 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만, 외환딜러들은 일본 규제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의 약달러 선호 발언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다소 희석된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펀더멘털 우려가 계속 제기됐던 만큼 충격이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C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일본발 리스크가 시장에 다 반영되지는 않았다고 본다"며 "시장이 소화하기엔 불확실성이 큰 요소고, 차후 반영이 이뤄질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크게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고 지적했다.

이 딜러는 "주식도 반도체 관련주가 급락하는 등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에 대한 신뢰가 있어 당장 안전자산 선호 쪽으로 움직일 거 같지 않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로 한국 반도체 경기에 대한 음모론이 퍼지고 있으나 어제 외국인 증시 순매수 상위 종목의 첫 번째, 두 번째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차지하면서 기우라는 것을 방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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