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한국 경제가 많은 문제에 직면했지만 일부 지표를 보면 아직 위기 상황은 아니라는 진단이 나온다.

긍정적 신호를 보내는 지표는 회사채와 국고채 금리의 차이인 신용스프레드, 14개월만에 반등한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 등이다.

정부가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일본과의 무역 분쟁이 불거지는 등 위기론을 부채질하는 이슈가 많은 상황 속에서 냉정한 경기 평가를 위해 눈여겨볼 가치가 있는 지표로 보인다.

5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최근 회사채와 국고채 금리의 차이인 신용스프레드는 국고채 10-3년 금리의 격차인 장단기 스프레드와는 상반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전일 10.7bp를 기록해 한 자리수 부근에 근접한 장단기 스프레드가 악화된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반면, 경제·금융 위기시 확대하는 신용스프레드는 여전히 좁은 구간에서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위기시 안전자산인 국채 금리는 하락하고, 디폴트 위험이 있는 회사채 금리는 상승하기 때문에 신용스프레드의 폭이 좁다면 투자자들이 현재를 위기 상황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3년물 기준 회사채와 국고채의 스프레드가 400bp 가까이 치솟은 바 있다.
 

 

 


<'AA0' 등급 회사채 3년물(빨강)과 국고채 3년(검정)금리. 아래 실선은 스프레드>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고채의 장단기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과정에서 신용스프레드가 확대한다면 경고 사인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라며 "그런데 최근 신용리스크는 특별히 부각되지 않고 있어 국고채 장단기 스프레드만으로 경기 전망을 판단하는 것은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지수(FSI)도 금융시장 상황이 위기 단계는 아님을 나타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2019년 5월 현재 우리나라의 FSI는 8.1로 위기 단계를 나타내는 22보다 훨씬 낮다. 다만 8.1은 주의 수준에 해당하기 때문에 완전히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FSI는 0~100 사이의 숫자로 금융안정 수준을 나타내며 주의와 위기 단계의 임계치는 각각 8과 22다.

 

 

 

 

 

 



<금융안정지수. 출처 : 한국은행>



실물 경제에서도 긍정적인 지표가 존재한다.

통계청의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全)산업생산과 투자의 감소 속에서도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98.6을 기록, 전월에 비해 0.2포인트 상승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상승세로 전환한 것은 2018년 4월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14개월 만이다.

또 5월 소매판매는 전월비 0.9% 증가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도 3.4% 늘었다.

이재형 연구원은 "최근 소비 관련 지수는 해외 입국자수 증가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개선되는 방향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라며 "투자(부진)도 일단은 기저효과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도 "생산과 투자가 부진하지만 3∼4월 두 달 연속 증가에 따른 조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밖에 한국은행은 물가 둔화에 미치는 유가와 정부 복지정책 영향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중앙은행이 주의깊게 보는 기조적 물가 흐름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둔화와는 다른 양상을 나타낸다는 분석이다.

최근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한은은 "공통요인물가, 경기민감물가 등 모형기반 지표는 1%대 중후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식료품·에너지 제외, 농산물·석유류 제외 등 근원물가지표가 올해 1~5월 중 0%대 후반으로 하락했다면서도 이는 모형기반 지표에 비해 복지정책 강화, 간접세 인하 등 정부 정책 영향이 근원물가지표에 더 크게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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