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알뜰폰 인수를 두고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CJ헬로는 알뜰폰 시장 1위 사업자로,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알뜰폰 사업 부문을 인수하면 알뜰폰 시장 전체가 위축될 것이라며 분리매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는 사안으로, SK텔레콤과 KT 등 경쟁사들이 알뜰폰 가입자를 빼앗길까 두려워 트집을 잡는다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람직한 유료방송 생태계 조성 방향' 정책세미나에서 이와 같은 견해차를 보이며 팽팽히 맞섰다.

이상헌 SK텔레콤 정책개발실장은 "알뜰폰 업계 상징인 CJ헬로 알뜰폰을 이동통신사업자가 인수하게 되면 알뜰폰의 존재와 기능을 사실상 소멸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알뜰폰이 중요한 이유는 이통사업자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은 채 독립해 사업을 영위하면서 이통사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도 독행 기업인 CJ헬로가 이통사업자에게 인수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시장에 문제를 초래한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독행기업이란 업계 독과점을 막아내는 역할을 하는 기업을 뜻한다.

공정위는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기업결합을 불승인하며 CJ헬로가 독행 기업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알뜰폰 선도 사업자로서 유심(USIM) 반값 요금제를 가장 먼저 출시하는 등 이통사들을 견제하는 대항마 역할을 해왔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게 되면 이동통신 경쟁을 제한하게 될 것을 우려했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건 역시 당시 공정위 판단과 같은 시각에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하나의 이동통신사(MNO)는 하나의 알뜰폰(MVNO) 사업자만 두는 것(1MNO 1MVNO)이 정부의 정책 방향에 부합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LG유플러스 측은 CJ헬로의 점유율이 지속해서 감소해왔을 뿐만 아니라 이동통신 3위 사업자의 인수는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CJ헬로를 인수한다 해도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이 15%대로 SK텔레콤의 알뜰폰 자회사인 SK텔링크의 점유율과 유사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강학주 LG유플러스 CR정책담당 상무는 "CJ헬로의 알뜰폰이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와 합병할 때 알뜰폰 시장 전체 점유율은 15%에 불과하고, 전체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점유율 역시 22%를 넘지 않아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인 미디어로그는 39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CJ헬로의 알뜰폰 가입자는 약 79만 명이다.

미디어로그와 CJ헬로의 합병 시 가입자는 118만 명으로 점유율은 14.7%가 된다.

강 상무는 "시장 지배력이 없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는 방송과 통신 시장에 새로운 경쟁을 활성화하는 등 방송 통신 산업의 균형적인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케이블 사업자 인수·합병(M&A) 심사의 핵심은 경쟁 제한성 여부와 방송의 공익성 확보 여부 두 가지인데, SK텔레콤과 KT 등 경쟁사들이 사안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게 LG유플러스의 판단이다.

LG유플러스는 오히려 경쟁사들이 알뜰폰 가입자를 빼앗길 것을 두려워 LG유플러스의 CJ헬로 알뜰폰 인수에 트집을 잡고 있다고 주장한다.

CJ헬로의 알뜰폰 가입자 79만 명 중 KT망 이용자는 67만 명, SK텔레콤 망 이용자는 12만 명이다.

CJ헬로 인수 시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과 KT가 제공하는 도매대가 인하 등 정부 지원 혜택을 직간접적으로 취할 수 있게 된다.

송상민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은 "담당국에서는 경쟁 제한성 평가를 위해 다양한 방법과 모델을 갖고 있다"며 "관련 법과 기준에 따라서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ygju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로 16시 0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인포맥스 금융정보 서비스 문의 (398-5209)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