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에 관세를 때리면서 시작한 관세전쟁이 1년이 지났지만 합의 가능성은 더 작아지고 장기전에 대한 우려만 커지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작년 7월6일 34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법 301조를 토대로 중국의 불공정한 통상 관행을 징벌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6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관세 공방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났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입장차는 그 어느 때보다 확고해졌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1년을 '혼돈의 시기'라고 평가하면서 관세 보복 조치는 이전에는 글로벌 교역에서 생각할 수 없었던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미국이 2천500억달러 규모 자국 제품에 부과한 관세를 무역 합의의 선결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베이커맥킨지의 존 코울리 국제무역담당 선임 변호사는 "미국이 그동안 부과한 모든 관세를 없애는 시나리오는 예상되지 않는다. 관세 폐기를 매우 어렵게 만드는 여러가지 구조적 우려가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듣기로 중국은 미국이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대해 미국이 어떤 조처를 하는지 주목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긍정적인 조처가 나오기 전까지는 미국산 농산물 구매 약속을 보류한다는 것"이라면서 12개월 전만 해도 농산물 구매는 달성하기 쉬운 목표였으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무역 전문가와 전직 정부 관료, 그리고 관세 타격을 입은 기업인들은 추가적인 혼란 가능성에 대해 체념하다시피 한 상태다.

크레디트스위스 프라이빗 뱅킹의 동 타오 부회장은 지난 12개월은 새로운 초강대국 경쟁에서 첫번째 챕터의 첫번째 문장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중국 내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이 중국의 협상단을 당황하게 했다면서 무역 전쟁 합의 타결의 주요한 걸림돌이 됐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얻고자 하는 것이 명확하지 않아 합의가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전직 관료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기적으로 마음을 바꾸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렇게 함으로써 매번 계획을 망쳐놓는다고 지적했다.

홍콩중문대의 브라이언 머큐리오 국제경제법 교수는 "미국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시장 접근인지 지식재산권과 강제 기술이전 개혁인지 중국에서 사업하기 더 쉬운 환경인지, 중국 경제 전반의 구조조정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면 우리가 내줄 이유가 뭐가 있겠느냐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년간 미·중 무역 전쟁이 남긴 유산은 공급망 충격과 과거의 무역정책이라고 여겨졌던 관세 등의 정책이 새로운 표준으로 떠올랐다는 것이라고 SCMP는 지적했다.

미국은 중국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에도 관세 부과를 위협하고 있으며 이민정책에서 멕시코의 행동을 바꾸는 수단으로 관세를 무기화했다. 일본은 한국에 대해 수출통제를 부과했다.

싱가포르경영대학의 헨리 가오 무역법 교수는 "미국은 다른 목적을 얻기 위한 무기로 무역관세를 사용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으며 이것은 정말 우려스러운 일이다"라면서 "일본과 다른 국가들도 아마 미국으로부터 같은 작업방식을 배웠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국제 무역시스템에 정말로 해로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SCMP는 관세전쟁 1년 사이 한 가지 확실해진 것은 '서프라이즈 요소'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으로 기업들은 이제 최악의 사태를 예상하고, 트럼프의 위협에 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mje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로 09시 1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인포맥스 금융정보 서비스 문의 (398-5209)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