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이번 주 미국과 중국 협상단이 전화 통화와 대면 협상을 통해 교착상태에 빠진 미·중 무역협상에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미국과 중국 양측 고위 관리들은 이번 주 전화 통화를 통해 무역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만약 협상이 성공적일 경우 양측은 중국에서 대면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양측이 대면 협상에 나설 경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한 이후 실무단의 첫 대면 접촉이 될 전망이다.

다만 미·중 양측이 이번 협상을 통해 5월 결렬된 무역협상의 분위기를 다시 되살릴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미국은 지난달 말 화웨이 제재 완화를 약속하고, 중국은 '엄청난'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사들일 것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화웨이에 대한 제재는 유지되고 있고, 중국도 미국산 대두 수입 재개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측이 미국이 그동안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모든 관세를 폐기해야 무역 합의가 가능하다고 전제하고 있어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도 언제든지 3천억 달러어치의 중국 제품에 추가 관세를 꺼내 들 여지를 두고 있어 협상 타결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데릭 시저스 미 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어느 한쪽이든 다른 쪽이든 항상 일방이 굴복해 대화가 빠르게 종료될 가능성도 있지만, 이러한 가능성을 제외하면, 오사카 협상은 갈등을 해소한 것이 아니라 갈등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마이런 브릴리언트 미국 상공회의소 국제담당 대표는 "양측이 실질적으로 가능한 한 빨리 진정으로 협상 테이블에 나오길 희망한다"라며 그러나 "양측이 각자의 정치적 환경을 고려해야 하며, 빠른 합의가 이뤄지려면 걸림돌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오사카에서 열린 미국과 중국 간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중국산 제품 3천억 달러에 대한 추가 관세를 보류하기로 하고,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를 시사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을 대거 수입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통해 나온 것으로 중국 측은 이와 관련해 공식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트럼프와의 회동에서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언급했으나,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중국이 그러한 약속을 했다고 전해 여전히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미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중 정상회담 2주 전에 중국은 3월 이후 최대 규모인 미국산 대두 54만4천톤을 구매했다.

미 쌀생산업자 단체인 유에스에이 라이스(USA Rice)는 지난주 처음으로 중국으로의 대규모 쌀 판매 소식을 공개했다.

중국 상무부 가오펑 대변인은 앞서 중국이 향후 농산물을 구매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그는 "협력의 여지가 크다"라면서도 중국은 이번 분쟁으로 농산물 교역이 타격을 받길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중국이 무역 합의의 큰 틀에서 미국산 제품 구매를 약속할 의사가 있지만, 이러한 합의는 양측이 양보를 통해 합의 내용이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점을 전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옌성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수석 연구원은 "두 정상이 원칙에 입각한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그러나 중국의 (농산물) 구매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후속 세부 협상을 통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농산물 수입에 대한 상당한 의지가 있지만, 이는 무역 다툼을 끝낼 것을 전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앞서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은 내년 대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배넌은 트럼프가 중국이 점차 거부하고 있는 중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와 관련해 합의를 달성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으며, 유권자와 월가, 기업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합의를 가져와야 한다며 "이는 쉬운 일이 아닐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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