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카드사들이 자본으로 인정받는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소극적이다.

영구채를 발행하면 레버리지 비율을 낮출 수 있지만, 조기상환에 따른 부담이 있고 레버리지 비율 완화 등 정책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와 하나카드 등 레버리지 비율이 6배에 가까워 자본 확충이 필요한 카드사도 영구채 발행에는 손사래를 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카드가 6배에 거의 근접해있고 하나카드 역시 5.1배 수준이다.

이들 카드사는 1분기에 레버리지 비율이 소폭 개선되고 있지만 자본확충이 가장 필요한 카드사로 분류된다. 다른 카드사들과 비교해 레버리지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신한카드, 삼성카드 등 대형 카드사들은 3~4배에서 레버리지 비율을 관리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영구채 발행보다는 보수적으로 대출자산을 관리해 추가적인 레버리지 비율이 올라가지 않도록 하고 있다.

하나카드 역시 영구채 발행 없이 레버리지 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억제하려 하고 있다.

반면에 롯데카드는 지난달 2천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통해 레버리지 비율 개선 효과를 봤다.

발행금리는 연 3.95%로 그동안 여신전문금융회사에서 발행한 영구채 금리 중 최저다.

롯데카드에 따르면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롯데카드의 레버리지 비율은 지난 1분기 기준 5.78배에서 5.38배로,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9.2%에서 20.9%로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업계에서 처음으로 3천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당시 현대카드는 레버리지 비율이 5.6배 수준으로 상승하자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영구채를 발행하고 이후 5배 수준으로 레버리지 비율을 낮췄다.

영구채는 외형상 자본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조기상환 조건에 따라 5년 이내 대부분 상환되고 상환 시 다시 회사채를 발행해야 하는 등 부담이 있다.

최근 회사채를 줄이려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된다.

아울러 최근 규제 개선을 통해 레버리지 비율 완화(10배) 조짐도 있어 이러한 정책 변화를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영구채를 발행해 조기상환 조건에 얽매이기보다는 일단은 부채 관리를 통해 레버리지 비율을 맞추고 있다"며 "신용등급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영구채 발행이 유리하지 않다는 시각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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