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지난 2013년과 2016년처럼 갑작스러운 '발작(tantrum)'이 채권시장에서발생할 수 있다고 JP모건이 경고하고 나섰다.올해 들어 시장 변동성이 낮게 유지되면서 채권 투자자들이 안일함에 젖었지만, 변동성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이유에서다.

8일(현지시각) 미국 마켓워치에 따르면 JP모건의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로 전략가는 최근 투자 노트에서 "주요국 중앙은행이 저금리 정책을 도입한 데 따른 결과 중 하나는 변동성이 급증하는 빈도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라며 "변동성이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 베팅하던 투자자들이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채권시장이 급변할 때 익스포저(위험 노출)를 낮추고자 달려들면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진단했다.

올해 들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약 60bp나 하락했다. 미·중 무역 전쟁이 확전되는 과정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를 시사하자 시장이 미리 채권금리를 낮추며 선제 대응한 것이다.

JP모건은 "헤지펀드나 위험균형펀드, 상품트레이더 등의 시장 참가자는 특히 최대예상손실액(VaR)의 충격에 민감하다"며 "채권시장의 유동성 부족과 낮은 변동성 기간의 지나친 위험 선호는 다음 VaR 충격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니기르초글로 전략가는 "안정적인 VaR을 추구하는 투자자는 변동성이 낮은 시기에 매수 포지션을 대규모로 잡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변동성이 급증하거나 충격이 가해지면 같은 투자자들은 포지션을 정리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게 되고 이는 자기 강화 현상을 촉발하면서 투매 현상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결국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급증하면 투자자들이 통제력을 잃으면서 채권 투매가 나타나고 채권금리가 급등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올해 초 시장 환경이 차분할 때 미국 국채와 다른 정부채를 쌓아뒀던 낙관론자들은 변동성이 급증하면 동시에 출구로 달려들 수도 있다"며 "이는 다음 채권 투매를 촉발할 것이고 2013년과 2016년 당시의 '발작' 현상이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켓워치는 "최근 몇 주 사이 연준의 금리 경로를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국 국채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며 "이는 점점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AML)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의 1개월 변동성을 반영하는 '1개월 메릴린치 옵션 변동성 예측(MOVE) 지수'는 지난주 65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미국 국채금리가 급락하던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JP모건은 올해 글로벌 채권금리가 60bp 하락했는데 이런 상황은 '지속 불가능할 것'이라며 "최근 몇 달간 채권시장의 강력한 랠리가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는 점을 고려하면 갑작스러운 채권 투매는 증시에도 좋을 수가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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